[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스파크를 이용 중인 A씨는 비가 많이 오는 날 차를 야외에 주차하고 쇼핑을 다녀온 후 깜짝 놀랐다. 실내등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 다음날 집 근처 쉐보레 사업장을 방문하니 수리공이 안테나 쪽의 문제로 판단된다며 누수로 의심되는 부분을 실링처리했다. 더 이상 물이 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A씨는 다음 폭우 때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 기어봉에 물이 떨어진 흔적이 또 발견된 것. 다시 정비소를 찾았지만 역시 안테나 부분 누수로 보인다며 실링처리만 할 뿐 분명한 해결책을 찾진 못했다.
한국지엠의 쉐보레 스파크가 누수 논란에 빠졌다. 일부 스파크 이용자들은 '수(水)타페'에 이어 '수(水)파크' 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과 불만을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수타페 논란을 멀찌감치 서서 지켜보던 한국지엠의 곤혹스러움이 커졌다.
정비소마저 정확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실링처리에만 급급하자 스파크 운전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차체 지붕 쪽에 있는 안테나나 루프렉 쪽의 누수로 의심된다는 자체 지적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바깥에서 물이 유입돼 실내등과 기어봉까지 적셨다면 천장 내장재도 젖게 돼 곰팡이가 피고 냄새가 나게 된다. 아울러 실내등 누수의 경우 전기 합선과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안전상의 우려도 안게 된다. 단순히 누수를 넘어 안전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대목.
스파크의 전신인 마티즈도 과거 교통안전공단 제작결함신고센터에 누수 발생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때문에 스파크의 누수 역시 아직 피해자가 많지 않다고 방관할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자동차 누수 관련 신고가 넘치는 데 반해 이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
지난달 국정감사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심재철(새누리당) 의원이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 8월까지 제작결함신고센터에 접수된 누수 신고는 80여종 1290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교통안전공단이 누수 문제를 조사했거나 조사하고 있는 차량은 고작 3개 차종에 그쳤다.
지난 2011년 한국지엠은 올란도와 스파크, 크루즈에서 누수현상이 지속돼 논란을 겪었다. 당시 한국소비자원은 제조사 결함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한국지엠에 리콜을 권고했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누수 차량에 대해 개별적으로 무상수리를 해주고 있다며 리콜 불가 입장을 관철시켰다.
한국지엠은 이번 스파크 누수 건 역시 개별적인 사안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대규모로 접수된 케이스가 아닌 개별적인 문제로 보여진다"며 "안전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리콜을 해주는 것이며 단순 품질의 문제는 무상수리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무상수리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국지엠은 "이번 사안은 개별적인 사안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무상수리 등이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파크 누수는 제조상 결함이라기보다 스파크 운전자들이 자동세차를 할 경우 세차 중에 안테나가 뒤로 당겨져 유격이 생김으로써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자동세차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탓을 소비자로 돌렸다.
논란이 커질 시 충분히 빈축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스파크 내부의 기어봉(왼쪽)과 실내등 부분 누수 사진.(사진=쉐보레 스파크 M300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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