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해외 전지훈련 출국 전 사진 촬영 포즈를 취한 KT위즈 선수단. (사진=이준혁 기자)
[인천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다른 구단보다 훨씬 일찍 출발한다. 그래서 전지훈련 기간이 무려 83일이나 된다. 그렇지만 감독 눈에는 83일도 짧게 느껴진다. 신생 팀으로서 아직 갖춰야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제10구단' KT위즈가 20일 오후 창단 이후 처음 맞이하는 해외 전지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힘차게 떠났다. 이번 출국 인원은 조범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10명과 심재민 등 선수 36명을 포함해 모두 46명이다.
◇남해 훈련은 체력 위주, 미국 훈련은 전술 위주
KT는 지난 10월1일부터 40일 동안 경남 남해에서 선수단이 모여 전지훈련 일정을 진행했다. 이 기간 중 KT는 체력훈련 위주의 훈련을 진행했다.
조범현 감독은 그동안 저조한 성적의 팀을 맡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자주 해왔다. 2002년 6위였던 SK를 맡아 다음 해에 바로 2위까지 높였고, 2007년 최하위(8위)였던 KIA를 이듬해 6위로 올린 데 이어 2009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하나의 팀을 새로 만드는 과정은 처음이다. 하위 팀을 높이는 것보다 더욱 어려운 일이다. 조 감독도 이 과정의 '애로' 사항을 털어놓았다.
조범현 감독은 "47일간의 남해 훈련을 통해서 좋은 분위기가 자연스레 조성됐다. 선수들의 체력도 만들었다"면서도 "상당히 힘든 점이 많다. 스트레스도 빈번히 받곤 했다"고 말했다.
고교 야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주말리그 체제로 운영된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다. 하지만 덕분에 한 시즌을 버티는 체력은 떨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조 감독은 이 점을 말하지 않았지만 KT 관계자는 선수의 체력 문제로 조 감독이 어려움을 겪었고 훈련도 체력훈련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남해 훈련을 마치고 휴식기를 짧게 진행한 후 곧바로 미국 전지훈련 일정을 진행한 것은 이러한 점이 적잖게 작용했다. 리그의 '비활동기간'인 12월에 전지훈련을 결정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일찍 전지훈련을 떠나는 이유에 훈련장 섭외문제도 작용
전지훈련을 일찍 떠나는 결정에 선수 체력문제만 작용한 것은 아니다. 아직 열악하고 수도 부족한 국내 스포츠 인프라 문제도 한몫 더했다.
조범현 감독은 "2군훈련장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훈련을 할 장소가 없다"며 "훈련 기간을 놓고 고민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잘 체크하며 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KT가 사용한 남해스포츠파크는 다른 일정으로 사용 기간을 연장하기는 어렵다. KT가 해외전지훈련 일정 자체를 당긴 다른 이유다.
그렇다면 미국 전지훈련에서는 어떤 스타일로 선수들을 조련할까? 이와 관련해 조 감독은 "아직 선수를 파악 중"이라면서 "그동안 코치가 많이 왔는데, 앞으로도 2~3명의 코칭스탭 충원을 할 것이다. 애리조나 전지훈련 기간 83일이 길긴 하지만 그만큼 해야할 일도 많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출국장에서 서두르지 않고 탄탄하게 팀의 전력을 쌓겠다는 입장을 짧게 전했다. 답변이 길지는 않지만 팀이 가야할 길이 명확하기에 답변 내용도 무척 명확했다.
40일 간의 남해 훈련을 마친 KT는 83일 동안의 미국 훈련을 마친 이후 한국에 와서 간단한 휴식을 취하고 대만으로 너머가 훈련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하위팀 육성에 일가견이 있다고 평가되는 조범현 감독이 신생팀 KT를 과연 어떻게 만들어낼지 한국 야구계는 주목하고 있다.
◇전지훈련 참가 명단
▲코칭스태프(10명) - 조범현 감독, 이광근, 김경남, 윤형배, 박계원, 이숭용, 장재중, 전병호, 박재현, 채종범 코치
▲투수(15명) - 유희운, 심재민, 박세웅, 고영표, 조현우, 안상빈, 양형진, 이영준, 정수봉, 강혜성, 채선관, 오현민, 이호준, 윤동건, 한윤기
▲포수(4명) - 안승한, 안중열, 장현진, 김종민
▲내야수(11명) - 문상철, 김병희, 심우준, 김민혁, 이지찬, 김응래, 황석호, 손정훈, 윤영윤, 이상원, 조경민
▲외야수(6명) - 김성윤, 한상일, 송민섭, 안상민, 이철우, 유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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