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네이버가 T.G.I.F(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로 대표되는 해외 플랫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회사로 거듭난다. 최근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전세계 가입자수가 3억명을 돌파했으며, 이를 계기로 서비스 고도화와 이용자 확산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라인은 이미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는 ‘국민 어플’로 자리를 잡았으며 인도, 스페인, 맥시코 등 세계 각지에서도 이용률이 급증하는 추세다.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에서 수억명의 가입자를 달성한 것은 미국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중국의 큐존과 위챗 정도에 불과하다.
라인의 성공은 단순히 문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와 달리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스티커, 음성 및 화상통화, 게임과 같은 부가 콘텐츠 등 다양한 가치를 창출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네이버에게 해외사업은 숙원과도 같았다. 2003년 이후 국내 검색시장을 완전히 평정하긴 했으나 회사가 더욱 크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야 했다.
실제 네이버 경영진은 “동아시아 최고의 인터넷기업으로서 육성해 시가총액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교두보로서 일본을 택하고 수천억원의 투자비용을 들여 사업을 전개했지만 현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3억자 가입자수 돌파를 기념해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해진 이사회 의장은 당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좁은 한국땅에서 아웅다웅하기 싫어 일본으로 왔는데 너무 사업이 잘 되지 않아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정말 지쳐 포기하기 직전에 나온 게 라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라인에 회사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한 상태이다. 우선 이해진 의장 스스로 일본법인 회장 자리를 맡으며 해외사업 전반을 책임지기로 했다.
아울러 오랜 기간 진행했던 신사업도 상당 부분 정리했다. 터키나 베트남에 네이버 검색서비스를 공급하기로 했던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미투데이처럼 성과 대비 비용이 많은 드는 서비스를 과감히 중단했다. 모든 것을 라인에 쏟겠다는 것이다.
이해진 의장은 현재 상황이 결코 녹록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자로 보고 있는 중국의 텐센트와 미국의 구글은 각각 100조원, 300조원의 덩치를 가진 회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라인과 유사한 서비스인 텐센트 ‘위챗’은 내년 3000억~4000억원 마케팅 비용을 책정한 상태인데 이는 네이버 연간 순이익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의장은 “세계적으로 구글, 페이스북에 맞서 현지 인터넷회사가 살아남은 경우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시장을 지켜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늘 새롭게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혁신을 거듭해 글로벌 인터넷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사진제공=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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