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탈북비용 환치기' 탈북인권단체 팀장 사건 파기환송
2013-12-01 09:00:00 2013-12-01 09:19:34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탈북비용 등을 건네받고 중국계좌로 송금해 환치기를 한 혐의로 기소된 탈북여성인권단체 팀장 권모씨(54·여)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은 대부분 정당하지만, 목적물 가액을 계산함에 있어서 권씨가 송금의뢰인으로부터 입금받은 금액만 해당하며 이를 환치기 계좌로 송금한 금액은 합산해서는 안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정당방위와 긴급피난이라는 권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 의견서를 통해 주장한 것이기 때문에 심판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권씨는 2007년 2월~2009년 8월 사이에 관할관청에 등록 없이 554회에 걸쳐 탈북자들로부터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의 탈북을 돕기위한 비용 등 중국으로 보내려는 돈 총 16억8000여만원을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후 이 돈 가운데 13억9000여만원을 북한주민의 탈북과 북한송금에 협조하는 중국인의 환치기 계좌로 넘겨주는 등 총 890회에 걸쳐 약 30억원의 입출금거래를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기소됐다.
 
외국환거래법은 외국환업무를 하기 위해서 충분한 자본과 시설, 인력을 갖추고 미리 관할관청(재정경재부 장관 또는 기획재정부 장관)에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권씨의 입출금거래 890회를 유죄로 인정하고 권씨에게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권씨는 유죄로 인정된 범죄사실 중 일부는 공소시효가 지났고 개인적인 용도로 입출금한것도 포함됐기 때문에 3000만원의 형은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장변경신청을 받아들여 원심 판결을 유지할 수 없다며 파기하고 816회의 입출금거래 인정해 권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범행종료일인 2009년 8월19일로부터 공소시효인 5년이 지나지 않은 2010년 8월31일에 소가 제기됐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권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권씨는 상고했다.
 
◇대법원 전경(사진=대법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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