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금융당국이 4대 금융그룹 전(前)회장 재임 시절 불거진 의혹에 대해 정밀검사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은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관련된 부실·비리 의혹 사안을 모두 검사 중이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4대천왕'이라 불리며 당국까지 쥐락펴락했지만 새정부 들어 본격적인 부실 청산 작업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종합·특별검사를 통해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2008년 이후 비리·부실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비리·부실 의혹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4대 금융그룹의 핵심인 이들 은행을 동시에 검사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최수현 금감원장도 금융질서를 어지럽히거나 법질서에 도전하는 행위는 관용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다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제2의 동양사태를 대비한 선제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소위 'MB맨 죽이기'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당시 정권 실세였던 회장들이 적지 않은 부실을 일으켰다는 의견이 많아 이번 검사 결과가 나오면 이들 인사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전방위 검사의 목적은 금융그룹의 부실 점검이지 전 정부 인사를 표적으로 삼아 금융계 인사를 정리하려는 의도라는 것은 확대해석"이라며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의 공개적인 부인에도 4대 시중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와 종합검사는 4대 금융그룹 전 회장의 재임 시절과 맞물려 있다.
어윤대 전 회장은 2010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김승유 전 회장은 2005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이팔성 전 회장은 2008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라응찬 회장은 2001년부터 2010년 10월까지 자리를 지켰다.
어 전 회장은 국민은행 부실 의혹과 상당 부분 연관돼 있고, 김승유 전 회장도 회사를 통해 미술품 거래를 했다는 의혹, 퇴임후 자문 실적이 없었지만 막대한 고문료를 받은 문제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팔성 전 회장도 우리은행 불완전판매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이 우리은행의 ‘파이시티사업’ 신탁상품 판매에 대해 특별 검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라응찬 전 회장은 지난 국정감사 때 제기된 정관계 주요인사의 고객정보 불법조회 문제 때문에 당국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당국 다른 관계자는 "사회적 물의가 있는 금융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처벌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검사중이지만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대대적인 징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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