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취임했다. 지난 9월27일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이 사퇴한 지 70여일 만이다. 하지만 문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는 등 장관 임명까지 난항을 겪었으며 취임식에서는 배석자도 없이 '나 홀로' 취임사를 발표하며 서둘러 장관직에 올랐다.
막상 임명됐어도 산적한 복지정책 과제를 눈앞에 두고서는 쉽게 마음을 못 놓는 상황. 조직안정은 물론 기초연금 개혁, 3대 비급여 제도개선 등 간단치 않은 과제가 문 장관 앞에 줄을 섰다.
◇12월2일 서울 종로구 보건복지부 강당에서 문형표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식을 가졌다.ⓒNews1
문형표 신임 복지부 장관이 가장 먼저 처리할 과제는 기초연금법 연내 통과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법 연내 처리와 내년 7월 시행을 목표로 정한 가운데 문 장관이 이를 국민과 야당에 어떻게 설득하고 합의를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문 장관은 취임사에서도 "기초연금법과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민주당 등은 기초연금법안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파기라고 주장하며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문 장관이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지 미지수다.
정부가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인다며 추진 중인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개선도 문 복지부 장관의 숙제다. 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3대 비급여 개선방안에는 환자가 원하지 않는 상급병상 이용, 과도하게 높은 상급병실료, 병상배정 관련 환자불신 등의 문제를 줄이고 환자부담 전반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선 의료계는 개선방안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계를 지원할 별도의 재원 대책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도 입원비는 원가보다 턱없이 낮기 때문에 3대 비급여 병원의 희생을 강요하고 재정만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3대 비급여 제도개선 방안 최종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연금 전문가로 알려진 문 장관이 의료계와 환자, 정부 간 갈등을 어떻게 메울지 주목된다.
이 밖에 의료계가 '의료 분야 민영화'라며 강력하게 반대하는 원격의료 문제와 역대 복지부 장관들을 고민에 빠트린 담뱃값 인상 문제도 골치 아픈 현안이다. 문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원격진료 방침에는 기본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담배가격과 관련해서는 "임기 중으로 담뱃값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문형표 장관은 취임사에서 "모든 보건복지 정책의 설계는 철학과 이념에 얽매이지 말고 정책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정확한 정보와 통계를 바탕으로 우리 여건과 실정에 맞게 제도를 만들고 모든 자녀 세대의 이익을 고려한 장기적 안목을 통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념과 사고에 얽매이지 않고 정책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방안을 찾겠다는 문 장관이 복지부의 당면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취임 2년을 맞는 박근혜정부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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