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올 상반기 전세계 판매 1위를 달성한 도요타가 한국시장에서 기를 못 펴고 있다. 지난달 국내 수입차 판매에선 전년 동월 대비 절반 가까이 추락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432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53.8% 급감했다.
같은 기간 도요타의 렉서스 역시 415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32.6% 감소했다. 최근엔 포드와 미니(MINI)에도 판매가 추월 당했다.
◇지난달 수입차 10대 브랜드 판매현황.(자료=수입차협회)
도요타는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유독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엔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이 임기를 마친 뒤 도요타 본사로 돌아갔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독일 자동차 브랜드에 밀리면서 판매가 급감하자, 일부에선 경질성 인사가 아니냐는 추측도 일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1년 일본 대지진, 품질논란에 따른 대규모 리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악전고투를 겪었지만,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실제 도요타는 올 상반기 매출 122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무려 59% 증가했고, 특히 이익률은 9.6%를 달성하며, BMW 11.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전세계 판매 역시 도요타는 491만대로 GM(485만대), 폭스바겐(470만대), 르노-닛산(375만대) 등을 제치고 1위를 달성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시장에서 도요타의 판매 부진은 무엇 때문일까?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시장 점유율 13%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경우 제 몫을 챙기지 못했다는 시장의 평가다.
한국과 일본 양국은 독도 등 영토문제 탓에 우리나라에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고, 이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확산돼 구매 거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BMW, 폭스바겐, 벤츠 등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고연비·고성능의 디젤 모델을 출시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수입 디젤의 경우 65%까지 점유율이 올랐다.
이에 비해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은 친환경 하이브리드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면서 디젤 분야에 투자가 소홀했고, 우리나라 시장상황에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여기에 상품성 부족도 실적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디자인이나 편의사양 등 국산차와 비교해 별로 차이가 없지만, 차량가격과 사후 수리비는 월등히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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