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리모델링 수직증축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건설업계는 반기는 분위기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장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는 전망을 내놓았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또 행복주택사업 추진을 위한 보금자리주택특별법 개정안,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 등도 통과시켰다.
이번 주택법 개정안에 따르면 리모델링 대상은 건설한지 15년 이상 공동주택이 기준이다. 최대 3개층 이내로 수직증축을 할 수 있고 최대 15%까지 가구수를 늘릴 수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공동주택의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기준과 중재방안, 분양·임대 혼합주택단지의 관리사항 결정 기준 등을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오는 1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회의 통과 이후 시행령 제정 절차 등을 거치면 내년 4월부터 본격적인 리모델링 수직증축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정부는 건설부동산 경기침체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업계, 사업성 확대 기대감 나타내
건설업계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법안 통과를 반기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침체된 건설업계에 모처럼만의 희소식"이라며 "당장 불같이 시장이 살아나진 않겠지만 앞으로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과 맞물려서 사업성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밤섬 쌍용예가를 수직증축 완공 하는 등 국내 업계 중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쌍용건설의 관심이 크다. 쌍용건설은 최근 워크아웃에 군인공제회의 채권가압류 신청으로 법정관리 위기에 처해있다. 쌍용건설은 이번 법안 통과로 관련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다.
신민수 쌍용건설 리모델링팀 차장은 "현재 6명의 직원들이 리모델링 관련 사업만 전담하고 있다"며 "시장대비해서 평면 개발기술을 축적했고 사업성이 아무래도 좋아질 것이기 때문에 4월 본격적으로 인허가 추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오금동의 아남아파트, 둔총동 현재 3차, 평촌 목련아파트 등 7개 단지가 사업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수직증축 안정성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연말 마포 호수아파트 수직증축을 완공한 것 처럼 안정성 검증은 이미 끝났다"며 "대한건설협회 용역을 통해 이미 안정성 검토가 끝났다. 2~3개층은 무리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 제한적..거래량보다 호가 움직일 수도
반면 전문가 일각의 평가는 냉정했다.
리모델링 수직증축 법안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김천석 오메가리얼티 소장은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경제성이 나와야 한다. 리모델링 수직증축의 경제성이 나오는 분당과 노후화된 강남 일대 단지만 가격이 상승한다고 예상할 수 있지만 이외 일반적인 단지들은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평촌의 경우 연구원들이 빠져나가고 있으니 혜택이 적을 것"이라며 "단지가 개선되는 지역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노후화가 지속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특히 "공급이 많은 상태에선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거나 가격변동률이 생길텐데 수요급증도 없고 공급도 충분해 변동 여지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기존 3개층을 증축하는 진행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시장이 단번에 변화를 보이진 않을 것 같다"며 "매매시장이 침체돼 있기 때문에 추진되던 노후단지들은 거래량 변화보다는 시장에 있던 물건을 회수하고 호가를 부르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그는 "당장 거래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내년 4월 법안이 추진돼가는 과정에서 내년 초반이나 사업이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리모델링을 마친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 (사진제공=쌍용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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