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감독당국이 잇단 금융사고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 내부 업무공백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금감원 전체 직원 중 10%에 육박하는 218명이 동양사태에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별검사반은 75명으로 시작했으나 지난 5일부터는 175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고, 분쟁조정반 인력도 이번주 부터 23명이 충원된 43명으로 운영된다.
이 와중에 국민은행 검사는 일본·카자흐스탄까지 연관돼 있어 상대적으로 업무가 많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주 까지 접수된 분쟁조정 건수는 1만9600건에 달하고 관련된 녹취록을 모두 듣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검사역 한명이 하루에 4~5건 이상 처리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최종구 수석부원장이 "동양사태가 최근 수그러든 것처럼 보이지만 감독원 본연의 임무는 이제 시작"이라고 언급 할만큼 사태 수습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차출인력이 늘면서 올 연말 계획된 종합검사 등 본 업무가 연기되기도 했다.
우리은행 종합검사는 당초 올해 안에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인력운용상 쉽지 않아 내년 초로 미뤄졌고 금융투자협회 검사도 무기한 연기 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부서별 사정은 다르지만 팀장·팀원이 각각 1명씩 있는 곳도 있어 올해 업무 수행 전반을 점검하거나 내년 업무보고에 차질을 빚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통 12월부터 1월중순 까지는 다른 검사가 없어 우려만큼 큰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서울 통의동 연수원에서 열린 금감원 워크샵에서 최수현 원장은 무리한 인원차출로 부서업무에 부담을 줘 미안하다는 말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업무 공백으로 인한 문제가 당장 드러나지 않겠지만 내년 중순 경에는 지금 처리하지 못한 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내부업무 관리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늑장대응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경험이 있어 사후대응 만큼은 속전속결로 처리하려는 의지가 보이지만 다른 금융업권에 대한 검사와 상시 감독도 소홀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선도 감추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여전한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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