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예산통제, 선진국 사례 따르자"에 국정원 묵묵부답
'선진국 정보기관 의회 통제 여부' 두고 민주·국정원 이견
2013-12-12 18:45:28 2013-12-12 18:49:12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국정원이 자체 개혁안을 보고한 12일 국정원개혁특위에서 국정원은 야당이 국정원 개혁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 '국회의 예산 통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국정원개혁특위 여야 간사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과 문병호 민주당 의원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국정원은 특위에서 국회의 예산 통제 강화에 대해 "예산이 공개되면 모든 정보활동이 나타나게 되고, 심지어는 정보능력이 나타날 수 있다"며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국정원 측은 "지금 시스템에서도 국회에 샅샅이 다 보고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문 의원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지난번 정보위원회에서 '댓글 예산으로 150억이 사용됐다'며 '내역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가져오지 않았다"며 "그게 어떻게 예산을 샅샅이 보고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국정원은 문 의원의 지적에 내역을 제출하지 않은 것을 시인하며 "세부항목을 밝힐 수 없어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문 의원은 국정원에게 현재 국회 정보위에서 일부분에 대해 열람이 가능한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국정원 예산 관련해서는 보좌관도 볼 수 없다. 국회의원 혼자 들여다보고 혼자 문제점을 찾는 게 어떻게 국회에 보고한 것이 되느냐"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국정원개혁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재원(右)·민주당 문병호(左) 의원이 12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News1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과 국정원은 의회의 정보기관 예산통제에 대한 해외 사례에 대해 다른 사실관계을 밝히기도 했다. 국정원은 "세계 어느 나라의 정보기관도 예산을 공개하는 곳이 없다. 현재 수준에서 예산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계속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미국, 독일 등의 선진국은 의회의 통제를 받는다. 미국의 경우 비밀공작 하나하나까지도 사전, 사후 승인을 받는 걸로 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여야 간사가 미국이나 독일에 가서 자료를 확실히 구해올테니 해외 사례에 따르자"고 요구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제안에 국정원은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새누리당 의원들은 현재의 예산심사 시스템의 골격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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