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코스피가 미국의 양적완화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나흘째 하락하고 있다. 장중 주요 이평선을 이탈해 1940선까지 밀려났다가 낙폭을 만회해 195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13일 오전 11시6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9.47포인트, 0.48% 내린 1958.46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다음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테이퍼링 이슈에 따른 변동성 구간 진행은 불가피 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미국 경제 호조와 재정 불확실성 소멸에 따른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다시 확산되는 지금이 과도 조정국면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제조업과 고용, 소비 호조는 내년 경제성장률 확대 요인이지만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테이퍼링 임박요인"이라며, "여기에 미국 정치권의 예산안 합의로 재정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시장에서는 다음 주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단행 우려에 따른 불안감 확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9월 FOMC 회의에서 예상됐던 양적완화 축소가 무산된 이후 우리는 유동성 장세의 연장 국면으로 규정했는데, 유동성 장세의 연장은 필연적으로 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지난 6월과 같은 과도 조정국면의 재현을 예고한다"며 "출구전략 우려가 다시 확산되는 현재는 2차 과도기 조정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테이퍼링 임박은 우리 입장에서 이중고"라며 "미국 통화정책 전환 충격과 엔·달러 환율 상승의 부담, 외국인의 이머징시장 이탈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길게보면 테이퍼링 이후의 실적 장세에 대비한 저가 분할 매수 기회라고 전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18일 FOMC 이전까지 양적완화 축소 우려는 상존하지만, 부담 강도는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기관과 외국인 자금 흐름이 모두 부진하지만,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에 미루어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셀코리아에 대한 우려로까지 확대할 필요는 없어보인다"고 설명했다.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장 속에서 엔화 약세가 겹친것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엔 환율이 103엔을 넘어 다시 고점을 높이는 모습을 보였고, 일본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서 안정될 때까지 통화확장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뚜렷한 호재가 없는 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FOMC 불투명성이 지속되며 코스피가 장중 주요 이평선을 이탈했지만, 과거 사례와 차이점이 크기에 추세적 하락은 아니라는 진단도 나왔다.
박성훈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FOMC 불투명성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코스피가 장중 주요 장기 이평선을 이탈하며 장중 1950선을 내줬지만, 과거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가 경기선인 120일선을 하향 이탈했던 시기와의 차이점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과거에는 유럽사태와 중국의 유동성 리스크,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프리미엄 급등,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지표 발표로 인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의 부정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던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양적완화 축소 우려 외에 유럽사태 등 시스템 리스크의 부상 조짐이 없고 원달러 환율과 CDS프리미엄도 안정세를 유지하는 등 과거 코스피 120일선 이탈과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에 있고 대외 불안 요인이 새로운 이슈가 아니라 지속돼 왔던 테이퍼링 이슈이기에 추세적 하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가 최근 대외변수 우려를 주가에 빠르게 반영했고, 어제로 쿼드러플위칭데이로 인한 수급 부담도 덜어낸 상황이기에 주요 장기 이평선이 위치한 1950선과 지난 2011년 이후 3년 동안 지지와 저항의 중요 분기점 역할을 했던 1960선에서의 지지력을 심각하게 의심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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