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야권의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은 16일 "브란트 독일 수상이 폴란드의 유태인 추모비에 무릎 꿇고 사죄하는 역사적인 장면에서 관용의 정치를 배웠다"며 "우리나라 대통령도 저런 자세였다면 정국이 이렇게 꼬이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손 상임고문은 이날 오후 조계사에서 열리는 자신의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송년행사에 앞서 배포한 메시지를 통해 "분열을 넘어 극한의 대결구도로 치닫고 있는 정치로 나라는 완전히 두 토막이 나 있다"고 진단했다.
손 상임고문은 "모든 국민의 이마에 '종북' 아니면 '꼴통'의 인두자국이 새겨질 지경"이라면서 "증오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가 될 판"이라고 우려했다. 박근혜 정부 1년 동안 '종북(從北)'과 '종박(從朴)'으로 쪼개진 국론에 대한 걱정으로 보인다.
그는 "'안철수 현상'은 바로 이러한 정치 불신과 좌절의 산물"이라면서 "여당과 보수세력뿐 아니라 야당과 진보세력도 똑같은 대상이다. 아니 어쩌면 야당이 더 큰 표적일지 모른다. 민주당이야말로 이러한 현실 앞에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철수 현상'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여망을 반영한 것인 만큼 '안철수 신당'은 '새정치'의 내용을 착실히 채워야 할 것"이라면서 "행여라도 '현실론'에 쉽게 물들고 길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게 조언했다.
그는 아울러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은 혹시라도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단일화, 연대에 의지해서 치르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민주당은 연대와 단일화로 선거를 미봉하기보다 자기혁신을 통해 승리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듭 "분열과 대결이 구조화된 정치를 바꿔야 한다. 통합의 정치를 위한 정치개혁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끝 갈 데 없는 대결로 민생이 실종되는 분열의 정치가 아닌, 양보와 타협을 전제로 하는 합의제 민주주의를 적극 검토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독일 정치를 안정시키고 복지와 번영의 바탕이 된 다당제 정당구조와 이를 뒷받침하는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위한 정치개혁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손 상임고문의 생각이다.
한편 손 상임고문은 북한의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선 "장성택 숙청 과정을 통해 보여준 북한의 불안정한 체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얼마나 험난한 길인가를 실감하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손학규 상임고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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