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우리가 최고라고 주장하기보다는 잘못은 과감히 인정하고 고객 자산을 최고로 만들겠다."
각종 사건 사고와 투자 손실로 증권업계에 대한 신뢰감이 현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대투증권이 이 같은 슬로건을 내걸고 이탈고객 잡기에 나섰다.
19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9월 개인자산관리(PWM)본부 안에 매트릭스 구조로 포트폴리오 솔루션팀(PST)을 구성했다.
포트폴리오, 상품, 세무 및 부동산, 마케팅 전문가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PST는 손실 고객과 이탈 고객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양경식 PST 팀장은 "지금까지 증권사들은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수익이 가는가에 대한 고민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증권사가 손실로 인한 고객의 고통에 민감해 하지 않는 데 문제를 느껴 고객에게 진정한 수익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팀"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포트폴리오의 과오는 과감히 인정하고 더 늦기 전에 손실 회복을 위한 자산 재분배, 즉 리밸런싱을 해주는 게 PST의 역할이다.
양 팀장은 "증권사가 판매한 상품에서 손실이 나면 상황에 맞춰 리밸런싱을 해서 대안을 제시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증권사의 조언과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특히 PST의 역할이 자칫 기존 프라이빗뱅커(PB)나 웰스매니저(WM)의 과오를 들추는 식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러운 것 역시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조직 내의 미묘한 감정 때문에 고객 손실을 모른척 할 수는 없었다"며 "대신 항상 PB나 WM과 함께 고객자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변화된 금융 환경에 맞춰 리밸런싱을 하고 있다"고 했다.
PST는 해당 고객들의 포트폴리오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이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자산을 재분배하고 있다.
양 팀장은 "위험과 수익을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는 균형감을 찾고 있다"며 "최근 주가연계증권(ELS), 롱숏펀드, 해외채권 등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옮겨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실 회복도 중요하지만 PST의 막중한 임무는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특히 손실 고객과 이탈 고객을 위주로 관리하다 보니 자산관리보다 어려운 것이 고객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양 팀장은 "투자자들은 금융시장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증권사를 믿고 투자를 결정했는데 손실만 남은 상황에서 서운해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 PST 입장에서는 자산 리밸런싱보다 중요한 것이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팀장은 "서운함과 불만을 듣는 시간이 상담시간의 절반 이상"이라며 "고객들이 '어떻게 모은 자산인데..'라는 말을 할 때마다 우리에게 맡긴 고객 자산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하나대투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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