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러시아가 곤경에 처한 우크라이나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으나, 오히려 스스로가 큰 경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클레멘스 그래피 골드만삭스 러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150억달러 규모의 경제 지원을 약속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잘못되면 러시아 국영 은행과 정부 재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15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국채를 사들이기로 했다.
맥심 티신 UFG 어셋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또한 우크라이나 원조 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오는 2015년까지 꾼 돈을 다 갚지 못하면 러시아의 투자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을 막기 위해 통큰 지원책을 약속하긴 했으나, 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러시아가 유럽과 서구를 상대로 한 정치적인 승리를 얻은 대가로 경제적인 불이익을 당하게 생겼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내에서도 푸틴 대통령이 실정을 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 구조개혁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마당에 쓸데없이 다른 나라에 재원을 낭비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가즈프롬 같은 국영기업의 수익성이 낮아지면 러시아 경제개혁의 속도는 더욱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러시아는 내년 1월부터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가격을 3분의 1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표도르 루캬노프 글로벌어페어 러시아 편집장은 "가즈프롬이 또 한 번 러시아의 지정학적 야망의 도구로 사용됐다"며 "가즈프롬은 낮은 수익성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 정부에 우크라이나에 관한 장기 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10년이나 갈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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