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상반기 잘나가던 여행주가 실적 부진과 일본 방사능, 중국 여유법(旅游法) 시행 등 대외 악재로 하반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여행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여행 수요 증가로 예약률과 실적 개선이 확인된다면 투자심리 회복에 따른 여행주 주가의 반등도 기대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국내 아웃바운드(내국인 해외 여행객) 여행업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온라인과 모바일 여행 서비스 시장 규모 확대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됐다.
단, 인바운드(외국인 한국 여행객) 시장은 중장기적 성장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중국 여유법 시행에 따라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웃바운드 시장, 해외여행 수요 증가·우호적 외부환경 수혜 기대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내국인 출국자수가 전년대비 6.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도 국내 아웃바운드 여행업은 휴일 수 증가에 따른 수요 상승 등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국민 소득 수준 상승에 따른 여가문화 확산과 여행 수요 상승 ▲2014년 공휴일은 67일로 12년래 최대 휴일 전망 ▲원달러 환율 하락 안정화에 따른 여행업 수혜 기대 ▲주요 여행사의 저비용 항공사 이용 증가로 항공좌석 공급 확대와 여행비 감소에 따른 외형 확대 전망 등을 꼽았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아웃바운드는 지역별 자연재해 등에 따라 월별 변동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저가항공사와 외국항공사 진입, 신규취항, 노선증편 등에 따른 항공권 공급 증가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여행 수요 증가 선순환 구조를 이뤄 완만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국객 시장의 성장은 계속되지만 구조적 확대가 상당부분 마무리 된 시점이라 그 규모는 미약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여행 수요 볼륨은 기대 이상의 성장을 보였지만 여행객들의 패키지와 티켓 이용 상품 단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내년에도 전체 출국객은 8.7%의 고성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여행 상품 가격의 구조적 하락이 이어져 시장 규모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미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한국투자증권)
◇인바운드 시장, 단기 성장 둔화..중국 여유법 영향
한국 인바운드 시장의 핵심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함승희 연구원은 "올해 한국 인바운드 시장의 화두는 지난 10월까지 전년보다 54.9%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이라며 "중국 관광객의 한국 인바운드 시장 내 점유율이 지난 2012년 25.5% 에서 올해 36.5%까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여유법으로 국내 인바운드 시장이 단기적인 성장 둔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10월 1일 여유법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중국 여유법은 모두 10장 112조로 이루어진 중국의 관광진흥법으로 중국 내외를 여행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권익 보호와 중국 관광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여유법은 저가 여행사의 불합리한 저가 모객 금지, 쇼핑이나 별도 항목을 통한 수수료 징수 금지, 구체적인 쇼핑장소 지정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국내 여행사들이 저가 여행상품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쇼핑센터나 옵션 판매로 수익을 챙기던 기존방식을 바꿔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실제로 여유법 시행 이후 제주를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18일 제주관광시장 동향분석 보고서에서 10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중국인 관광객이 24만3179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여유법 시행 전인 1월~9월 사이 월평균 증가율 81.2%에 비교할 때 급격히 줄어든 수치다.
이에 함승희 연구원은 "10월부터 시작된 중국 여유법의 영향으로 관광객 성장률 둔화세가 앞으로 1~2분기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고, 지인해 연구원도 "중국 여유법으로 내년초까지 중국인 관광객 인원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 여유법 시행이 장기적으로는 인바운드 시장의 질적 성장에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인해 연구원은 "중국 여유법 영향으로 내년초까지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피할 수 없지만 지난달 중국인 입국자 수 증가율이 확대된 것은 고무적고, 위축됐던 수요가 점차 완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한국과 중국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저가 상품 근절을 위한 중국 여유법은 앞으로 인바운드 시장 또한 높은 서비스 질과 탄탄한 자금력을 지닌 대형 여행사로의 재편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 연구원은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중국인 인바운드 업체 1위인 모두투어의 인바운드 수익성이 과거 비정상적 역마진 구조에서 정상적 수익 창출 구조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함 연구원도 "여전히 중국인에게 여행지로서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 중국인 관광객 성장률은 내년에도 40.9%를 기록하며 인바운드 시장 확대를 주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관광지식정보시스템, LIG투자증권)
◇"여행업계 트렌드 변화에 주목"
전문가들은 변화하고 있는 여행업계 트렌드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최민하 연구원은 "최근 단체여행에서 개별자유여행으로 여행 트렌드가 옮겨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요 여행사들은 개별자유여행 수요 흡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패키지 여행 시장은 여행 연령층 확대와 주요 여행업체의 상품 판매력 등 원가 경쟁력을 고려할때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과 모바일 여행 서비스 시장 규모 확대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 연구원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에서 자유롭고, 전자상거래 문화의 확산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여행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여행업계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출시도 이어지고 있어 개별 자유여행 고객 유입 채널로 모바일이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1인가구 확대와 여행의 개념 변화, 다양한 매체를 통한 여행 정보 습득 등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개별자유여행과 에어텔(항공권과 호텔만 결합시킨 상품)의 시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 형태 추이에서 개별자유여행과 에어텔 비중이 지난 2005년 43%에서 2010년 65%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연구원은 "개별자유여행과 에어텔 시장이 성장할수록 가격경쟁력과 다양한 컨텐츠를 보유한 인터넷 여행사에게 유리하므로
인터파크(035080) 투어의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업종 내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인해 연구원은 "꾸준한 중국인 VIP 증가가 돋보이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중장기적 원화 강세와 대체 휴일제 도입이 긍정적인 여행업체, 관광객 증가에 따른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면세점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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