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반 우려반 첫 여성행장시대..권선주號 순항할까
권 내정자 "여성행장 우려 실천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은행산업, 수익 못내는 구조..있는 자산 어떻게 쓰느냐 중요"
2013-12-24 10:35:40 2013-12-24 10:39:40
[뉴스토마토 이종용·임효정기자] 권선주 차기 기업은행장이 최초 여성은행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그가 어떤 면모를 보일지 금융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첫 여성은행장인 만큼 남성 중심의 금융권에서 지금까지 검증되지 않은 여성리더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기업은행)
권 차기 은행장은 지난 2011년 여성 첫 부행장으로 승진한 뒤 올해 초부터는 소비자보호 센터장을 겸임했다.
 
금융소비자보호가 금융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리스크관리를 통해 은행의 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금융위 관계자는 "리스크관리본부장으로서 업무성과도 좋았다"며 "중소기업금융과 창조금융에 있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권선주 내정자는 임기 동안 경영 키워드는 '내실경영'으로 요약된다.
 
권 차기 은행장은 24일 뉴스토마토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은행산업이 저수익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수익을 못내는 구조가 됐다"며 "있는 자산으로 어떻게 쓰는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욕심을 내면 무리한 영업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전임자가 했던 일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외형확대보다는 내실경영을 통해 여러 기본 지표가 튼튼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여성리더십에 대한 우려에 관한 질문에 "여성이 남성보다 네트워크가 약하고 추진력이 부족한 것 아니냔 목소리가 많다"며 "기존에 여성은행장이 없었기 때문에 이 같은 우려는 당연하지만 앞으로 실천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권선주 첫 여성 행장을 배출한 것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 내부 출신이 연속으로 은행장을 맡았기 때문에 그동안 추진했던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겠고, 리스크 관리 경력을 바탕으로 한 꼼꼼함으로 은행 건전성 확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과 연결시키는 시각도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기업은행은 고졸채용 대폭확대 등 정책 부응에 적극적이었다"며 "이번 첫 여성행장도 첫 여성 대통령 시대의 작품이라는 시선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능력으로 금융권에 존재하는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은행의 여성임원(부행장) 수는 열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만큼 적다"며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마지막 유리천장이 깨졌다'는 식의 축하분위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권 내정자는 오는 30일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며, 임기는 2016년 12월29일까지다.
 
◇약력
 
▲권선주(1956) ▲1974년 경기여고 졸업 ▲1978년 연세대 영문학과 졸업 ▲1998년 방이역지점장 ▲2001년 역삼중앙지점장 ▲2003년 서초남지점장 ▲2005년 CS센터 센터장 ▲2007년 PB사업단 부사업단장 ▲2008년 외환사업부 부장 ▲2010년 중부지역본부장 ▲2011년 카드사업본부 부행장 ▲2012년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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