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8개월 전에 이미 출시된 제품인 데다 기능도 같다. 색상만 바뀌었다. 이 경우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올 겨울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 있다. 바로 캐논이 지난 11월 출시한 'EOS 100D 화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100D 화이트는 지난 3월 캐논이 출시한 100D에 하얀색만 입혔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해 일주일 간 100D를 사용해 봤다.
◇캐논의 EOS 100D 화이트(사진=캐논코리아)
100D는 '여자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또는 '여심을 자극하는 카메라'로 불린다. 그 명칭에 맞게 순백의 100D는 여자들이 들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다. 100D 화이트의 외관은 그간 어둡고 차갑기만 했던 DSLR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리기 충분하다.
100D는 DSLR이지만 미러리스와의 경계를 오간다. 예쁘다는 것이 바로 첫 번째인데, 100D를 어깨에 메고 다니는 일주일 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깜직하다. 미러리스 카메라야?'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가볍고 작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미러리스 카메라와 크기와 무게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간 DSLR이 '벽돌'이나 '무기' 취급 받으며 여성들에게 외면을 받았지만 100D는 그와 거리가 있다.
APS-C 규격 CMOS 이미지센서(CIS) 기반의 DSLR 카메라 중 가장 작고 가볍다. 배터리와 메모리를 장착한 본체 무게가 410그램(g)으로, 500밀리리터(㎖) 생수 한 병 무게와 비슷하다.
평소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는 필자가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매일 노트북 가방을 양 어깨에 메고서 100D 바디에 EF 28-80mm, 40㎜ 팬케이크 화이트, 번들렌즈를 번갈아 장착해서 다녔다. 그럼에도 허리에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DSLR이 작아봤자 얼마나 작을까 싶었지만, 손 길이가 15.5센티미터(㎝)인 필자가 100D를 잡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작은 크기 덕에 상대적으로 손이 작은 여성들에게 뛰어난 그립감을 제공한다.
◇캐논의 EOS 100D 화이트(사진=캐논코리아)
가볍고 작다고 해서 기능이 미비한 것은 아니다. 100D는 하이브리드 CMOS AF II 기능과 함께 터치 액정표시장치(LCD) 기능이 탑재돼 있다. 특히, LCD화면 덕에 스마트폰 카메라와 '똑딱이'가 익숙한 사용자들은 100D를 좀 더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
모든 메뉴를 LCD 화면을 터치해 조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화면을 보면서 피사체에 초점을 맞춰 촬영할 수도 있다. 찍은 사진을 확인할 때 스마트폰처럼 두 손가락을 사용해 사진을 확대할 수 있다. 사진을 볼 때 손가락을 사용해 좌우로 넘기면 된다.
다만 와이파이 기능이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바로 사진을 올린다거나 스마트폰을 카메라 리모콘으로 쓸 수 없다.
무엇보다 100D 화이트를 구입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벽은 '하얗다'는 점이다. 순백색 때문에 올 겨울 인기를 누리고 있음에도, DSLR 유저에게는 이 점이 구입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출시되는 렌즈 대부분이 검정색이다. 따라서 기존에 가지고 있는 렌즈를 100D 화이트에 장착할 경우 바디는 흰색인데 반해 렌즈는 검정이어서 '깔맞춤'이 불가능하다. 하얀 렌즈를 검정 바디에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 흡사 검정 펜에 하얀 뚜껑을 씌운 검정 사인펜처럼 보일 수 있다.
이밖에 SD카드가 없으면 촬영이 불가능하고, LCD모니터 촬영 시 플래시를 설정한 후 셔터를 누르면 촬영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LCD모니터 촬영이 가능하지만 카메라 축에 카메라가 고정된 상태에서 LCD화면이 위아래 수직으로 움직이는 '틸트업, 틸트다운' 기능이 없는 것도 다소 아쉽다.
100D 화이트는 보급기 특유의 가벼운 색감을 가지고 있다. 가격도 100만원대 이내로 저렴한 편이다. 풀프레임 화각이나 고감도가 필요하지 않고, DSLR 카메라의 '손 맛'을 느끼고 싶은 입문자에게 더 없이 훌룡한 DSLR 카메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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