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벨라루스에 20억불 차관 약속..옛 소련 동맹 가속
2013-12-26 11:15:16 2013-12-26 11:19:05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벨라루스에 2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결정하는 등 유라시아 경제권에 공을 들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20억달러 규모의 지원책에 합의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상이 협상장에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는 이웃국가인 벨라루스를 돕기로 했다"며 "2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벨라루스 통화인 루블화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자금을 공급하게 된다.
 
러시아는 지난 17일에도 우크라이나에 150억달러의 자금을 공급하고 천연가스 수출 단가를 3분의 1로 줄여주는 등의 지원책을 약속 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 국으로 냉전이 끝나기 전까지 둘 다 구 소비에트 연방 소속국이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연이은 원조 활동에 대해 구 소련 출신의 유라시아 국가들을 경제적으로 포섭해 유럽연합(EU)의 팽창을 저지하려는 러시아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들이 EU에 편입되면 러시아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심각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5월 세 번째 임기를 맞은 푸틴은 "러시아는 유라시아 대륙의 핵심이 돼야 한다"며 지정학적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푸틴은 EU에 대응하기 위해 구소련 국가들을 주축으로 한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결성할 계획이다.
 
러시아 스스로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동유럽에 대한 지원을 유지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달 초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자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종전의 1.8%에서 1.4%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 또한 최근 러시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3%로 낮췄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러시아가 유럽과 서구를 상대로 한 정치적인 승리를 얻은 대가로 경제적인 불이익을 당하게 생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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