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MB쥐코'영상 블로그 단순 게시..명예훼손 아니다"
"김종익씨에 대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 취소하라" 결정
2013-12-26 17:12:23 2013-12-26 17:16:11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시발점이 됐던 김종익 한마음 KB한마음 대표의 '쥐코' 영상 블로그 게시행위를 명예훼손으로 판단하고 기소유예처분한 검찰의 처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6일 김씨가 "타인이 만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영상을 단순히 블로그에 게시한 것을 명예 훼손으로 보고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한 것은 헌법에 위반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받아들여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제3자의 표현물을 게시한 행위가 전체적으로 볼 때 단순히 그 표현물을 인용하거나 소개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의 책임이 부정되고, 제3자의 표현물을 실질적으로 이용?지배함으로써 제3자의 표현물과 동일한 내용을 직접 적시한 것과 다름없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명예훼손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통령인 피해자의 전과와 토지소유현황은 공인의 공적관심 사안에 해당하고 게시된 동영상의 내용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이미 알려진 것일 뿐만 아니라 청구인은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하면서 피해자의 전과나 토지소유에 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고, 블로그도 지극히 개인적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청구인의 동영상 게시 행위는 별다른 의도 없이 게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청구인에게만 특별히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할 이유도 없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소유예 처분한 검찰의 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08년 6월 쥐코 동영상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게시해 이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뒤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씨는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해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기소유예란 범죄의 객관적 혐의가 있는 경우라도 기소편의주의에 따라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을 말하며, 범죄를 인정한다는 처분으로 무혐의 처분과는 다르다.
 
◇헌법재판소(사진제공=헌법재판소)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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