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신문고)겉과 속이 다른 '무이자 할부'
제시된 할부기간 外 계약은 수수료 지불해야
2014-01-01 10:00:00 2014-01-01 10:00:00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서울 근교에 사는 A씨는 지난 6월 대형마트에서 세탁기 구입시 6개월 무이자 할부로 해준다는 광고지를 보고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고 구매를 했다. 재무 상황에 비춰봤을 때 굳이 6개월 할부까지는 필요없을 것 같아 5개월 할부로 결제를 했다. 하지만 A씨는 다음 달 카드 명세서에 수수료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놀랐다. 마트 상담원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은 "6개월 무이자 할부는 '6개월' 결제를 해야만 무이자 적용이 된다"는 말 뿐이었다.
 
신용카드는 어느새 결제수단 중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은행에 다니는 친구의 실적을 위해서든 카드사 혜택 때문이든 현대 직장인은 매우 다양한 이유로 보통 2~3개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신용카드 혜택 중 '무이자 할부'는 고객의 소비심리와 카드사의 마케팅 전략이 적절히 조화된 절묘한 작품 중 하나다. 고가의 제품이라도 최소 3개월에서 길게는 12개월까지 무이자 할부라는 문구를 발견하면 소비자의 구매욕구는 한층 더 올라가기 마련이다.
 
위 사례의 A씨처럼 혜택을 누렸지만 무이자 할부의 이면(異面)을 보지 못해 뒤통수를 맞는 경우도 적지 않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무이자 할부의 경우 제시된 특정기간에 맞게 할부를 해야 승인이 나게 시스템이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6개월 무이자 할부의 경우 5개월 아래로 할부 계약을 하면 자연스레 수수료가 붙게 되는 셈이다.
 
보통의 고객이라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런 점을 왜 판매원이 설명해 주지 않느냐는 의문을 가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카드 판매구조를 살펴보면 이유를 알게된다.
 
판매사인 카드 가맹점은 카드회사와 무이자 할부 서비스에 대한 특별 계약을 맺으며 고객이 지불해야하는 수수료도 부담하게 돼 있다. 판매과정에서 이익이 조금 줄더라도 매출을 늘리기 위해 택한 가맹점의 영업전략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맹점의 입장에선 무이자 기간이 짧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6개월 무이자 할부 결제가능 상품을 5개월 할부로 결제시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굳이 알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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