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벼랑 끝에 몰린 제약업계가 정부와의 전면전에 돌입한다. 한국제약협회 등 제약업계 관련 6개 단체는 19일 시장형거래가제 즉각 폐지 공동성명서를 채택, 발표했다.
제약협회가 이날 이사장단 총사퇴이라는 배수의 진을 친 가운데 혁신형인증 반납이라는 초강수마저 꺼내들지 주목된다. 제약협회는 일단 혁신형인증 반납 문제는 혁신형제약기업 협의회에서 재논의하겠다며 마지막 카드를 아껴둔 상황이다.
한국제약협회 등 6개 제약산업 관련 단체(한국제약협회, 한국의약품도매협회,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는 이날 제약협회 4층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시장적 시장형실거래제도 폐지’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제약협회 등 제약업계 관련 6개 단체들이 19일 제약협회 4층 대회의실에서 시장형거래가제 즉각 폐지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조필현 기자)
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국회와 시민단체 등에서도 폐지를 줄기차게 촉구해온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는 국민이 낸 보험재정으로 해마다 대형병원에 수천억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이어 “이는 합법적으로 리베이트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어떤 정당성도 없는 제도로, 시장의 극심한 왜곡과 일탈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들은 현 정부의 제약육성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사실상 대정부 투쟁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단체들은 “제약업계는 2012년 정부의 강압적 일괄 약가인하 조치와 기등재 목록정비 등으로 해마다 2조5000억원대의 약가 손실을 보며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와 글로벌 진출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또 “2010년 시장형 실거래가제가 시행되던 시점과 비교할 때 무려 20%에 달하는 약가인하가 매년 발생하면서 거품이 사라진 마당에 또 다시 시장형 실거래가제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경호 제약협회 회장은 “복지부는 보험의약품 약가제도에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이외에는 약가인하 기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특허만료 의약품의 53.55% 약가인하와 제약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강화 시행 예정인 사용량-약가연동 인하제도 등 사실상 시장경제 논리에 반하는 강력한 약가인하 제도”라고 강조했다.
황치엽 한국의약품도매협회 회장은 “미래를 위한 R&D투자 및 설비투자, 해외진출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것이 과연 정부가 내세우는 2020년 제약산업 7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회장은 “정부는 시장형실거래가 제도의 유예 및 폐지 등 재검토를 위한 시간이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지금이라도 소통과 협의의 의지만 있다면 합리적 방안 도출은 단시간내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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