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제철이 올 4월 충남 당진제철소 내에 특수강공장 착공에 돌입한다. 지난해 3고로 완성과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부문 합병에 이어 자동차 강판을 만들기 위한 수직계열화의 마지막 단계다.
현대제철은 내년 10월 공장이 완공되면 쇳물부터 열연과 냉연, 특수강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에 사용되는 거의 모든 강종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모그룹의 오랜 숙원이었던 수직계열화를 통한 자동차 부품 자체조달이 가능해졌다.
자동차 기업이 철강을 직접 생산해 완성차를 만드는 사례는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원가절감과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지만, 자동차와 철강이라는 두 거대 업종을 동시에 운영하기에는 상당한 자본과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기술력은 대전제다.
때문에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철강기업들과 기술적 협력관계를 맺고 부품 조달 및 공동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폭스바겐-아르셀로미탈, BMW-티센크루프그룹, 도요타-신일본제철, 혼다-JFE스틸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제철이 올 4월 충남 당진제철소 내에 특수강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오는 2015년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쇳물부터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 체제를 완성하게 된다.(사진=뉴스토마토)
현대제철은 당진 특수강공장에 8442억원을 투자해 오는 2015년 10월31일 완공할 계획이다. 시공은 그룹사인 현대건설이 맡는다. 일석 삼조다. 초기 계획단계에서 1조원 가량을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투자비용은 15.6% 감소한 수준이다.
특수강공장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A지구 기술연구소 앞 24만7933㎡(약 7만5000평) 부지에 건설되며 연간 생산능력은 봉강 60만톤, 선제 40만톤 등 100만톤 규모다. 특수강은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부품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는 고부가 제품이다. 2012년 기준 국내 수요의 30% 수준인 231만톤이 해외에서 수입됐다.
현대제철은 특수강 공장을 통해 해외 수입량의 절반을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공장 건설과 운영과정 전반을 포함해 2만6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 5조670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 및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막대한 파급효과를 동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와 함께 당진제철소 부지 내에는 철분말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지난 2012년 10월 토목공사에 들어간 철분말 공장은 다음달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가 1200억원을 투자해, 연간 2만5000톤의 철분말 부품소재를 생산하게 된다.
철분말은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의 컨트롤 기어, 시프트 기어 등 구조용 부품 제작에 사용되는 핵심원료로, 자동차 시장이 커지면서 철분말 시장도 매년 8% 이상 확대되고 있다. 그간은 스웨덴, 미국,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했지만 공장이 가동되면 이들 물량을 자체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오는 2015년 10월31일 특수강공장이 완공되면 수직계열화 체제를 완성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와 기아차라는 거대한 수요처를 확보하게 돼 침체에 빠져 있는 경쟁사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자동차 관련 철강재 생산을 강화하면서 기존에 시장을 주도했던 철강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특수강의 경우 국내시장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세아베스틸과 경쟁이 예상되며 소형 볼트와 너트, 자동차용 스프링 등에 사용되는 선재는 최강의 경쟁력을 갖춘 포스코와 시장이 겹치게 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철강업의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포스코와 함께 2강으로 부상하면서 올해 국내 철강업계는 더욱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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