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프랑스 경제보다 나을 것 없어"
2014-01-06 13:25:42 2014-01-06 13:29:49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영국 경제가 경기 둔화를 경험 중인 프랑스 보다는 좋아 보이나, 실제로는 양쪽 모두 비슷하게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전통의 라이벌인 영국과 프랑스가 동일한 경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영국 경제도 따지고 보면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는 프랑스와 비슷한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우선 극심한 실업문제를 들 수 있다. 영국의 청년실업률은 21%, 프랑스는 25%로 양국 모두 심각한 고용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치에서 보여지듯 영국 고용시장이 프랑스 보다는 나아 보이나, '제로아워 계약(zero-hours contracts)'으로 고용률이 다소 높아졌을 뿐 고용의 질은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제로아워 계약은 노동자의 근로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고용주가 원하는 시간에만 일하는 방식을 말한다. 
 
장 마르크 아이로 프랑스 총리는 "영국의 고용정책은 불평등과 빈곤을 조장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게다가 올해부터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이민자들에 대한 이민 제한이 철폐된 터라 고용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른 상황.
 
고용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가계수입이 줄어들면서 소비지출 또한 위축돼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없게 된다. 저조한 투자가 고용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의 순환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데이비드 틴즐리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경기 회복은 가계의 주도로 이루어졌다"며 "그러나 기업은 투자와 대출을 꺼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제조업 침체기를 통과 중인 프랑스의 뒤를 따라 영국 제조업 또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영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7.3으로 직전월의 58.1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프랑스는 47.0으로 7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그 이하면 위축을 뜻한다.
 
터키와 같은 신흥국이 싼값의 노동력과 지대를 제공하면서 해외 기업을 유치하고 있는 점도 영국과 프랑스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하워드 데이비스 공항위원회 위원장은 "영국과 프랑스는 하나의 빗을 차지하려는 두 명의 대머리와 같다"고 비유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