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한의사의 진료권한을 넓게 해석하는 법원의 판결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윤인성)는 9일 천연물신약 허가사항에 관한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를 무효로 해달라며 한의사 김모씨 등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피고가 개정고시한 식품의약품 안전청 고시 중 해당 조항은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고시는 결국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제한하고, 나아가 한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해 위법하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천연물신약의 범위에서 한약제제를 제외할 이유나 과학적 근거를 찾기 어렵고 수긍할 만한 정책적 이유도 제시된 적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천연물신약의 처방권을 한의사에게만 부여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한한의사협회가 같은 취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도 의료행위나 의약품 개발을 하는 당사자가 아니라 소를 제기할 권한이 없다며 각하했다.
한의사들은 그동안 양의사에게만 허용된 천연물신약 처방권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양의학계와 갈등을 겪어왔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 한의사 하모씨 등이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도 재판관 전원의견으로 한의사의 손을 들어줬다.
헌재는 한의사가 안압측정기 등 의료기기를 사용해 진료한 행위를 검사가 의료법 위반으로 보고 내린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한의사 면허권 밖의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며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청구인들이 진료에 사용한 안압측정기는 측정결과가 자동으로 추출되는 기기로 신체에 아무런 위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면서 "측정결과를 한의사가 판독할 수 없을 정도로 전문적인 식견을 필요로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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