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첫술에 배부르지 않지만 판로를 찾지 못한 중소기업 입장에서 스마트제품 발굴사업은 엄청난 힘이 되고, 기회가 됐습니다."
공기청정기를 제조하는 청풍생활건강은 오랜 기술개발과 노하우를 가졌음에도 마땅한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스마트제품 발굴지원 사업으로 품질을 인정받은 뒤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15일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했던 스마트제품 발굴·지원사업이 올해에도 계속된다. 과정 상에서 여러 문제점이 불거졌지만 이를 개선해 사업을 재설계·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착한'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하기 위한 사업 의도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중진공 본연의 임무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4일 진행된 청소로봇 성능 비교평가 발표(사진=뉴스토마토)
스마트제품 발굴·지원사업이란 유명 대기업이나 수입산 제품 등과 중소기업 제품을 비교해 품질에 손색 없는 중소기업 제품을 찾아 중진공이 판로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고가·명품 선호 풍조가 만연하면서 훌륭한 품질을 갖춘 중소기업 제품이 시장에서 외면받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중진공은 이를 위해 소비자단체와 손 잡고 지난 2012년 시범사업을 진행해 두 개 분야에서 7개의 스마트제품을 발굴했다. 지난해에는 규모를 키워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총 17개 품목, 39개의 스마트제품을 발굴했다.
실제로 이 사업을 통해 품질을 검증 받은 중소기업은 홍보효과에 매출신장까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물티슈 제조업체인 뉴맨코포레이션과 ㈜몽드드, 공기청정기 제조업체 청풍생활건강 등은 목동 행복한 백화점 내 HIT500 PLAZA에 입점을 추진 중이다. 또 옥션과 11번가 등 온라인마켓의 기획 판매전을 진행했거나 진행할 계획이다.
㈜몽드드 관계자는 "스마트제품 선정 이후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를 쌓았고, 행복한 백화점 입점 후 소비자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풍생활건강 관계자는 "스마트제품 선정 이전 달의 매출이 '0' 이었지만 선정 이후 하루 문의량이 10건이 넘고 있다"면서 "지금 추세로 간다면 회사 인원을 다시 꾸리고, 기술개발과 판매신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스마트제품 발굴 사업에서 시험기준과 시험대상 선별, 소비자단체 조사진행 방식 등을 놓고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사업이 오히려 일부 중소기업을 죽이는 사례가 됐다"는 극단적인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품질이 뛰어난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한다는 애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사업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1월 현재 시험대상 업체들과 소비자단체 등에 대한 간담회를 실시하면서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다음달 중으로 구체적인 사업 방향과 세부사항이 정해진다.
중진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험대상이 됐던 많은 업체들의 불만이 제기된 것을 알고 있다"면서 "과정상의 문제가 반복되지 않게 불만사항을 파악하고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점과 불만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중진공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안용태 중소기업진흥공단 수출마케팅처 과장은 "뛰어난 제품을 갖고 있어도 홍보할 엄두도 내지 못했던 업체가 이번 사업과 같은 공공기관의 품질 검증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음으로써 수면 위로 나올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중진공의 사업은 이러한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하고 나아가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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