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또 공약 파기..새누리, 정당공천제 유지 당론 추진
"위헌 소지, 지역 분열, 돈 선거 재현 등 부작용".. "공약 부실 검증 인정"
2014-01-16 12:29:54 2014-01-16 12:33:45
[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 박근혜 대통령(당시 후보)의 정치개혁 공약 중 하나였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번복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1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내주쯤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을 결집하겠다"라고 밝히면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위헌 문제, 지역 분열, 돈 선거 재현 등 각종 부작용이 날로 커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황우여 대표는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제도적인 일률적 무공천이 헌법에 위반된다 하여 입법으로 채택되지 않더라도 개방형 예비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여야가 함께 입법화하는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라고 밝히며 정당공천제 유지 의견을 드러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 역시 15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정당공천제가 폐지된다면 기초단체는 능력과 도덕성이 검증되지 않은 범죄 전력자, 지방 토호 등의 난립으로 젊고 유능한 인재의 발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정당공천제 폐지 이후의 무책임 정치는 더욱 판을 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와 핵심 의원들이 정당공천제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의원총회를 거치더라도 다른 이견의 채택은 어려울 전망이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News1
 
하지만 이 같은 강행에 부담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공약 폐기라는 부담감이 있다. 이미 박근혜 정부는 집권 1년차인 지난해 경제민주화 및 기초연금 공약 축소·폐기 논란에 홍역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회 정치개혁특위(정개특위·위원장 주호영 의원)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학용 의원은 "(대선 당시) 공약의 부실 검증을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역시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들이 국회에서 논의를 많이 해야 하는 공약을 막판에 많이 남발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라고 토로했다.
 
정치쇄신을 위해 출범한 정개특위의 무력화 역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정개특위 여야 위원들은 정당공천제에 대해 현저한 입장차를 보이며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 정개특위의 불발은 현재 진행 중인 다른 특위나 향후 특위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야권의 격렬한 반발도 예상된다. 박수현 민주당 대변인은 16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구구절절한 변명을 늘어놓지 말고 당장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만이 지방자치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다"라고 일갈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책임정치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대선공약 폐기에 대해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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