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불황이 지속되면서 비용절감 차원의 구조조정 한파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희망퇴직 조건을 놓고도 업종간, 회사간 희비가 엇갈리면서 우울한 사회상이 연출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와 증권사들에 이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희망퇴직을 받거나 실시할 계획이다. 은행권의 희망퇴직 조건이 예년 수준에는 미치지는 못하지만 보험이나 증권 등 다른 업종에 비해서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올초 만 55세 이상 임금피크제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실시한 KB국민은행은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에게 24개월치의 임금과 자녀 대학학자금 등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부지점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지난 15일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해 기본급에 1.63을 곱한 24개월치의 특별퇴직금과 자녀 두명까지 학기당 350만원의 학자금을 제시했다.
SC은행의 경우 오는 17일부터 본점과 영업점에서 15년 이상 은행에 근무한 직원중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신청받아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27~30개월 상당의 임금을 희망퇴직 조건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로 몸살을 앓은 보험업계와 증권업계는 이에 훨씬 못미치는 퇴직금을 지급했다.
한화손해보험(000370)은 지난해 말 65명의 희망퇴직인원을 최종 확정해 임금 1년치인 기본위로금과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8개월분이 지급되는 추가위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15년차 이상 과·차장급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중인 MG손해보험은 퇴직금 및 1년치 급여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자녀학자금 지원을 2년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내 보험사들에 비해 외국계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후한 편이었다.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실시한 알리안츠생명은 기본퇴직금에 30개월치 임금의 특별퇴직금 및 2명까지의 자녀 학자금을 지원해준다는 조건을 제시해 회사 간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희망퇴직자들 반응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반면 지난해부터 줄곧 구조조정을 감행하고 있는 증권가의 희망퇴직 조건은 상대적으로 더욱 박했다. 혹독한 업황으로 수익이 곤두박질 치다보니 제시조건이 다른 업종보다 열악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접수된 희망퇴직자 300명에 대해 퇴직결정을 내린 한화투자증권은 희망퇴직자들에게 위로금으로 연차별로 평균임금 7개월~18개월치를 지급했다. 지난 10일
동양증권(003470)은 600여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확정한 가운데 근속연수에 따라 최소 6개월에서 최장 12개월까지 기본급을 지급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정이 열악하다보니 점포축소나 인력감축 등 다방면으로 비용절감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워낙 어렵다보니 퇴직조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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