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 제조업 경기가 위축세로 돌아서며 성장 둔화 우려를 높였다.
23일 HSBC는 1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9.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의 50.5와 사전 전망치 50.6를 모두 크게 하회하는 수준으로, 지난해 7월 이후 첫 위축세이기도 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성장 동력을 투자에서 소비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구조 개혁 노력으로 중국 경제가 일시적인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수가 일시적으로 크게 위축되며 제조업 지표 악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하위 항목 중 신규주문지수는 49.8을 기록하며 6개월만에 처음으로 50선 밑으로 떨어졌다.
취홍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지수가 위축세로 돌아선 주요 원인은 내수 침체"라며 "이는 제조업 부문의 성장 모멘텀 둔화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HSBC PMI 추이(자료=Investing.com)
최근 중국 단기 금리가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는 점도 지표 부진에 한 몫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 중국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가 지난해 여름 이후 최대 수준의 상승폭을 기록한 가운데, HSBC 지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자금 압박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계절적인 요인 역시 간과할 수 없다. 1~2월 중국 제조업 지표는 통상 춘절(중국 설날) 연휴를 앞두고 왜곡되는 경향이 있다.
휴 맥케이 웨스트팩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2월 중국 경제지표는 항상 춘절을 앞두고 예상 밖에 악화되기 때문에 이날 지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올해 중국 경기 회복세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은 고수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상반기에 부각됐던 경착륙 우려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등하던 중국 경제는 4분기에 7.7%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직전분기의 7.8%에서 낮아진 것이다.
중국의 지난달 산업생산 역시 전월 대비 9.7% 증가해 직전월의 10%와 사전 전망치 9.8%를 밑돌았다.
사이토 가즈히코 후지토미 애널리스트는 "제조업 지표 결과는 중국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우려를 심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비관하는 의견에도 힘이 실린다. 중국 경제의 체질 개선 과정이 올 한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레이시 맥노튼 UBS자산운용 스트래지스트 역시 "중국 정부의 개혁 노력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리우스 코왈츠크 크레디트아그리콜 스트래지스트는 "우리는 제조업 둔화와 지난해 하반기 성장 악화를 감안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7.2% 수준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했던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다시 성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취홍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없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정책은 지난해 상반기 때와 같은 경기 둔화를 막고 성장을 지지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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