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내외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 피해에 따른 배상을 요구하는 '담배소송'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24일 건강보험공단은 서울 마포구 염리동 건보공단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흡연 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건보공단 이사회에는 총 15명 중 13명이 참석했으며 이 가운데 11명이 소송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건보공단은 담배 판매량을 고려해 소송대상을 선정하고 소송대상 선정과 소송규모, 시기 결정을 이사장에 위임하기로 했다.
건보공단은 그동안 김종대 공단 이사장 등을 중심으로 흡연 때문에 폐암 등이 증가해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됐다며 담배회사가 이를 배상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김종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mrnhis )를 통해 "흡연에 따른 연간 의료비 손실액이 약 1조7000억원 규모"라며 "담배소송은 비용이 많이 들고 긴 법적 공방이 뒤따르기 때문에 개인이 아닌 공공기관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건보공단 관계자와 관련 전문가들은 올해 중 담배소송을 기정사실로 하고 소송시기에 관심을 기울여온 상황. 실제로 김 이사장의 발언 후 한국금연운동협의회 등은 "건보공단의 소송을 지지하고 소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또 흡연에 따른 건강상 폐해가 널리 알려진 데다 정부와 여당이 지난해 담뱃값 인상을 계속 거론하며 금연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점도 건보공단의 소송에 실었다는 분석이다.
◇KT&G의 '더원' 6종 제품(사진=KT&G)
그러나 담배소송이 건보공단의 승소로 끝날지, 건보공단이 소송을 계속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담배와 암 발생 사이 직접적 인과 관계를 증명하는 작업을 비롯해 담배 자체의 결함, 담배회사의 고의 과실 등을 뚜렷하게 밝혀내기가 어려운데다 흡연단체 등이 담배소송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소송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건강정책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담배소송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복지부는 건보공단 이사회 개최 전 담배소송에 대해 의결이 아닌 보고사안으로 변경하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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