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곽보연기자] 보조금 경쟁이 치열했던 통신 업계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감시, 규제 속에서도 가입자 유치를 위해 100만원대 보조금 지급도 서슴지 않았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28일 KT와 SK텔레콤은 각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가입 해지율 하락과 자회사인 SK하이닉스 효과에 힘입어 그나마 선방했지만, KT는 통신부문의 매출 감소와 마케팅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이날
SK텔레콤(017670)은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 16조6020억원과 영업이익 2조111억원, 당기순이익 1조609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2년과 비교해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16.2% 늘었다.
4분기 실적만을 놓고 봤을 때, SK텔레콤은 매출 4조2948억원, 영업이익 5097억원, 당기순이익 293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3.3%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3.4%나 줄었다.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컨센서스에는 부합하는 수준이다. 매출은 양호하나 영업이익이 부진했던 것에 대해 증권가는 성과급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돼 영업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날 오후 진행된 SK텔레콤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황수철 SK텔레콤 재무관리실장(CFO)는 "'음성 무제한 요금제(T끼리 요금제)' 등 혁신적 요금제와 고객 요금부담 경감노력으로 수익감소 요인이 컸다"면서 "하지만 LTE리더십 강화와 B2B 솔루션 등 신규사업이 성장하면서 보전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SK텔레콤의 LTE 가입자는 약 1350만명으로 전체 고객의 약 50%까지 늘었다. 또 지난해 평균 해지율은 2.3%로 전년도 2.6% 대비 0.3%포인트(P) 감소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효과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이어졌다. 이날 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분법 평가이익은 약 6000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과 KT의 2013년도 실적표.(자료제공=SK텔레콤, KT)
KT(030200)는 업계의 예상보다도 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6조214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493억68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연간 매출은 지난 2012년과 유사한 수준인 23조8106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7% 감소한 874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KT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유선매출이 감소하고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무선분야에서 두 차례의 영업정지를 받으면서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KT는 올 한해 통신사업 경쟁력 회복과 비용구조 혁신, 미래 성장성 확보와 향후 수익성 회복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무선 가입자 순증세와 함께 무선 매출을 확대시키고, 미디어 매출과 가입자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성장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설비투자비(CAPEX) 절감 등 비용 구조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KT는 이날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무선통신부문 성장과 비용절감 등을 통해 24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14년도 투자는 지난해보다 18.5% 줄인 2조7000억원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29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LG유플러스(032640)의 경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가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연간 매출 2조8000억원, 영업익 14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한해(1월~11월) 번호이동 시장에서 경쟁사들이 모두 50만여명 규모의 순감을 보인 반면 LG유플러스가 홀로 51만여명의 순증을 기록한 점, 전체 가입자수가 약 1087만명으로 업계 2위인 KT를 바짝 쫓고 있는 점 등이 그 요인으로 꼽힌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