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구글이 자회사였던 모토로라를 중국의 레노버에게 매각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을 '안방'으로 삼고 있는 두 회사의 합병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기업들에게도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모토로라를 레노버에 29억1000만달러(약 3조1195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지난 2011년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액 125억달러(약 13조4000억원)의 4분의1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구글은 모토로라 매각 이후에도 모토로라 인수 당시 취득했던 특허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보유하게 된다. 레노버는 모토로라 브랜드와 상표, 2000개의 특허 자산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바일 광고의 상당 부분을 삼성에 뺏겨온 구글은 이번 모토로라 매각을 기반으로 수익성 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안드로이드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삼성은 OS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에서 구글보다 8배 높은 금액을 차지했었다.
구글 입장에서는 더이상 하드웨어 부문에서 이렇다할 수익을 담보하고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넥서스5, 넥서스7 등 파트너업체에 레퍼런스 제품 발주하는 방식으로도 하드웨어 시장에 효과적 대응이 가능해지면서 모토로라 보유 필요성이 희석됐다는 분석도 있다.
◇구글 모토로라의 광고 이미지.(사진=구글)
데니스 우드사이드 모토로라 최고경영자(CEO)는 "레노버에 인수되면서 모토로라는 모바일 인구 1억명에게 다가가겠다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빠른 방법을 확보했다"며 "모토로라는 최근 모토 X, 모토 G 출시로 엄청난 순간을 보내고 있고 레노버의 하드웨어 기술력과 글로벌 망은 이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수 합병은 미국,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는 대다수 스마트폰 업체들에게 직간접적인 악재가 돨 전망이다. 특히 0.2% 차이로 레노버와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전자는 더욱 강력해진 경쟁자와 맞닥뜨리게 됐다. 특히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앞세워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경우 LG의 미국 스마트폰 사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476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4.8%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레노버는 455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4.6%로 5위를 기록해 LG전자를 바짝 뒤쫓고 있다. 양사의 점유율이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레노버의 이번 모토로라 인수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레노버의 안방인 중국에서는 삼성전자에 직접적 위협이 될 전망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레노버는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72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21.6%로 1위를 기록했다. 레노버는 판매량 1080만대, 점유율 13.6%로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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