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지난해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난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기업이 전년대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자금난에 시달리는 코스닥 기업들은 연초부터 줄줄이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이에 증권가 전문가들은 유상증자 종목에 대한 투자는 증자 방식과 내용에 대해 꼼꼼히 따져본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상증자를 실시한 상장법인은 총 202개(289건)로 총 11조274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는 전년(8조2296억원) 대비 37.0%(3조446억원) 증가한 수치다.
유가증권시장법인은 70개(9조6141억원)로 전년(64개, 7조234억원) 대비 36.9%(2조5907억원) 증가했으며, 코스닥시장법인은 132개(1조6601억원)로 전년(125개, 1조2062억원) 대비 37.6%(4539억원) 증가했다.
예탁원 관계자는 "증자 금액이 전년대비 증가한 이유는 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제3자배정 증자(두산건설 등) 및 주주우선 공모(한국가스공사) 금액 증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대규모 일반공모(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유상증자 배정방식별로는 제3자배정 방식이 62.2%(7조164억원)로 가장 높았으며, 주주우선공모방식이 16.0%(1조8065억원), 주주배정방식이 8.0%(8974억원), 일반공모 방식이 13.8%(1조553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3자배정 유상증자는 상장기업이 일반투자자가 아니라 특정인에게 신주에 대한 인수권을 부여해 자금을 조달하는 증자 방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난에 시달렸던 회사가 ‘자금을 수혈해 줄 제3자를 찾은 만큼 일반공모에 비해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일부 세력이 부실한 상장사들이 진행하는 3자배정 증자에 참여해 횡령이나 주가조작을 일삼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만큼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내용과 목적에 따라 해당 종목의 중장기적인 주가 향방이 천차만별로 갈릴 수 있다"며 "성공적인 자금조달로 시장 주목도를 한층 높이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불량 상장사들이 급전 확보용 자금조달을 여러 차례 남발하는 경우도 있어 투자에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무상증자를 실시한 상장법인은 총 51개(54건), 2억8670만주로 전년(4억5380만주) 대비 36.8%(6710만주)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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