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검찰이 내부비리와 관련해 STX그룹과 계열사들을 본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STX그룹 남산사옥에 입주한 STX, STX조선해양, 팬오션 등의 사무실에 수사팀을 급파해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내부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은 내부 고발에 따른 것으로,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압수수색에 대한 정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강덕수 전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하기로 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채권단은 "STX중공업이 불필요한 보증을 서는 바람에 채권단이 STX중공업에 500억원이 넘는 신규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고소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지난 2009년 12월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 공사와 관련된 노동자 임시숙소 건설과 임대사업 추진 과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시공사로 참여한 STX건설이 사업비를 충당하기 위해 군인공제회에서 1000억원을 차입했는데, 미군기지 이전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STX중공업이 차입금에 대한 보증을 서게 됐다.
총 1000억원의 차입금 중 STX건설이 300억원을 상환하고, 지난해 7월 STX중공업이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180억원을 갚아 현재 500억원가량이 부채로 남아 있다.
채권단이 고소를 추진하자 당시 STX 측은 "STX중공업이 보증을 선 것은 당시 이사회 결의를 거친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속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배임죄의 고의가 부인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STX그룹 지주사인 STX를 비롯해 STX조선해양, 팬오션 등 주요 계열사들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STX그룹은 와해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강덕수 전 회장도 모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STX엔진 이사회 의장직과 STX장학재단 이사장직만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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