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이 부채 문제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지만 금융위기에 임박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채무 위기에 임박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한국·태국이 금융위기를 겪었던 1997년이나 미국·스페인이 주춤했던 2007년 당시와 견주어 봤을 때 현재의 중국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기반 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RBS는 중국의 예대율이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예대율이 1990년대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절반 수준, 혹은 태국의 43%에 지나지 않아 여전히 자산 가격 하락에 대한 중국 은행권들의 방어 여력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상수지가 흑자폭을 확대하고 있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인도, 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국 국가들은 막대한 경상 적자 탓에 급격한 자금 이탈 우려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수출 증대로 경상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을 통제하며 자금 이탈을 방어하고 있기도 하다.
루이스 쿠지스 RB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금융 위기 가능성에 대해 우려할 만은 하다"며 "하지만 신흥시장과 관련한 심각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여지는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 정책 당국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며 "이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디폴트를 맞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쿠지스는 또 중국이 지난 1980년대 말 일본과 같이 자산버블 붕괴에 따른 디플레이션으로 '잃어버린 20년'을 겪을 가능성도 적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80년대 말 따라잡기 성장(catch-up growth)이 끝나는 시점이라 위기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현재 중국은 더 강한 성장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1960년대의 일본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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