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국 정부와 함께 구조조정 계획을 논의 중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이 회사를 최소 3개 부문으로 쪼개 정부가 소유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AIG는 앞서 지난 24일 사업부 매각을 통해 정부 대출금을 상환하는 방법 대신 일부 사업부 소유권을 정부에 직접 넘기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에 국유화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만약 정부가 3개 사업부문을 소유한 후 각각 상장시키거나 매각한다면 단일한 세계 거대 금융 기업으로 90년간 이어온 AIG의 역사도 끝날 수 있다. 또한 이는 위기를 겪고 있는 씨티그룹과 같은 다른 금융기관에 기업 분할의 본보기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
이 문제에 정통한 익명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기존 80% 지분을 AIG의 아시아사업 부문과 해외 생명보험 사업 부문, 미국 내 개인보험 부문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대규모 지분을 갖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그 대가로 AIG의 기존 대출 조건을 완화해주거나 상당부분을 탕감해 줄 것으로 보인다.
AIG는 현재 계속해서 자산 매각작업도 진행 중이지만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AIG 아시아사업 부문은 상대적으로 인수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지만 보험업계나 자금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이미 취리히파이낸셜에 인수된 미국 개인보험 부문 역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IG의 미국 생명보험 부문과 해외 손해보험사업 부문, 화재보험 사업부문의 경우는 정부와 AIG가 논의 중인 3개 사업부문에 포함될 지 아니면 각각 따로 매각될 지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오는 3월 5일 AIG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지원을 받은 AIG의 중간 상황을 점검하는 이번 청문회에서 도널드 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은 'AIG 문제와 정부 개입, 그리고 향후 규제 전망' 등에 대해 증언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미국 저축은행감독청(OTS) 집행이사와 뉴욕주 보험당국자도 출석할 예정이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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