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유산소송' 일단락..'가족간 화해'에 초점
2014-02-26 16:30:22 2014-02-26 17:09:53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명재산을 둘러싼 '삼성가(家) 유산소송'이 일단락됐다. 소송이 제기된 지 2년 만이다. 추후 관심은 양측의 화해 여부로 쏠리게 됐다.
 
2심 패소 당시만 하더라도 강경하던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결국 장남인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의 반대에 뜻을 굽혔다. CJ로서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실익 없는 법리싸움에 가족간 관계가 멍들고 있다는 게 이재현 회장의 생각이다. 그룹 간 관계도 소원해질 만큼 소원해졌다. 특히 자신이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급박한 상황도 부친을 만류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CJ그룹 관계자는 26일 이맹희 전 회장의 상고 포기 결정이 전해진 직후 "지난 주말에도 임원진들이 (이맹희 전 회장을)찾아가서 상고를 만류했다. 회장님은 물론 가족분들의 의중을 전달한 결과"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왼쪽)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뉴스토마토).
 
이맹희 전 회장이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밝힌 상고 포기 이유의 핵심도 '가족간 관계'와 '진정성'에 방점이 찍혔다. 그는 "주위의 만류도 있고 소송을 이어나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간 관계라고 생각해 상고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동안 소송기간 내내 말씀드렸던 화해에 대한 진정성에 관하여는 더 이상 어떠한 오해도 없길 바란다"며 "소송으로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한 것 같다. 나아가 가족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대법원까지 가는 장기전을 피한 삼성으로서도 일단 홀가분한 모습이다.
 
삼성 측은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원고 측의 상고 포기로 소송이 잘 마무리된 것은 다행"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제 법률적인 문제가 정리된 만큼 두 사람간 화해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세종은 "이건희 회장은 가족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고, 가족간 화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법적 공간이 아닌 자유로운 사적인 공간에서 얼마든지 가족간 대화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물밑 접촉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
 
다만 2년여에 걸친 법정공방 내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던 여론에 대한 부담은 지울 수 없다. 재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쌓인 앙금과 가족간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라며 "얻은 게 아무것도 없는 무의미한 소송이었다. 이게 바로 사회적 낭비"라고 질타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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