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10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국가정보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이날 오후 5시부터 0시 40분까지 약 8시간 가까이 진행된 압수수색에서 국정원 내부 문건과 컴퓨터 서버, 관련 전산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노정환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등 특별수사팀 검사 3명과 수사관 등 10여명이 투입됐다. 검찰관계자는 "국정원의 협조 하에 국정원 내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지난달 18일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시작한 지 20일, 진상조사에서 수사체제로 공식 전환한 지 3일만이다.
국가 정보기관인 국정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지난 2005년 8월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의 불법 도청 사건인 '안기부 X파일' 수사, 지난해 4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 이후 세 번째다.
특히, 조작 문서에 개입한 국정원 협력자 김모씨(61)가 3차례 검찰 소환조사 후 모텔에서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한 뒤 검찰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팀을 꾸리고 본격 수사를 시작하면서 국정원에 대한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최근 권정훈 부산지검 형사1부장을 수사팀에 투입했고, 조만간 서울중앙지검이나 서울고검에서 검사 1명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씨를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문서를 위조했고 국정원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서는 중국영사관이 유우성씨의 항소심 재판부에 위조됐다고 밝힌 검찰측 문서 3건 중 중국 삼합변방검사참 명의의 답변서다.
이 답변서는 유씨 변호인측이 제출한 삼합변방검사참 발급 정황설명서에 대한 사실확인서로, 김씨는 입수 대가로 국정원이 1000만원을 주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정원은 700만원을 이미 지급했다고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이와 관련된 국정원 관계자를 소환할 예정이다.
현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사람은 김씨를 포함해 김씨에게 "유씨 변호인측 자료를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지목된 '김사장'으로 불리는 국정원 직원, 김씨의 소학교 제자인 임모씨(49)를 만나 자술서를 받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관계자 등이다.
검찰은 자살을 시도했던 김씨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수사를 재개할 예정이며 이르면 이번주 중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김씨를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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