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차보험 적자로 어렵다더니 '배당잔치'
2014-03-17 15:26:11 2014-03-17 15:30:34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져 어렵다고 앓는 소리를 하고 있지만 결산에서는 결국 대주주의 배만 채워주는 배당잔치가 이어졌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사를 중심으로 손보사들이 2012년 회계연도에 이어 2013년에도 배당잔치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 동부화재(005830), LIG손해보험(002550), 메리츠화재(000060) 등 대형 손보사 5곳의 지난해 결산(2013년 4월1일부터 2013년 12월1일) 주주총회 결과 전년(2012년 4월1일부터 2013년 3월31일)보다 소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현금배당을 했다.
 
특히, 올해 보험사 회계기준이 3월말에서 12월말로 바뀌면서 1분기가 결산에서 빠진 것은 감안한다면 배당폭은 오히려 늘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대형 손해보험사 배당성향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더욱이 손보사들은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줄어들었지만 배당성향은 더욱 늘리면서 대주주 수익챙기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A보험사 관계자는 “소액주주들도 있어 배당을 챙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배당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기순이익 대부분 감소..배당성향은 증가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5150억원을 기록하면서 주총에서 1주당 2750원, 총 1202억원을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은 33.7%(2617억원) 감소했지만 배당은 29.0%에 그쳤다. 당기순익이 줄어든 것 대비 배당을 더 많이 한 것이다. 배당성향은 2013년 23.3%로 2012년 21.8% 대비 1.5%포인트 증가했다.
 
동부화재는 지난해 2725억원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1주당 1000원, 총 632억원의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다.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은 41.5%(1936억원) 대폭 감소했지만 배당은 20.1%(159억원)만 줄어들어 당기순이익 감소폭의 절반 수준밖에 안됐다. 배당성향은 2013년 23.2%로 2012년 17.0% 대비 6.2%포인트 증가했다.
 
LIG손해보험은 지난해 1172억원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을 내고 1주당 500원, 258억원의 현금배당을 책정했다.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은 29.9%(501억원) 감소했지만, 배당은 9.2%(26억원)만 줄여 순이익 대비 최대한 배당을 많이 한 것으로 분석됐다. 배당성향은 2013년 22.0%로 2012년 17.0% 대비 5.0%포인트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3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대형사 5곳 중 유일하게 지난해 보다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배당도 지난해보다 많은 1주당 320원, 총 321억원의 현금배당을 했다.
 
특히,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은 3.5%(46억원)만 늘었지만 배당은 10.7%로 더욱 폭이 컸다. 배당성향은 2013년 23.7%로 2012년 22.1% 대비 1.6%포인트 증가했다.
 
◇대형 손보사 당기순이익 및 배당 증감률 추이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반면, 현대해상은 당기순이익 감소폭 보다 현금배당 감소폭이 더 컸다.
 
지난해 2105억원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1주당 550원, 총 44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은 38.8%(1337억원) 감소했고 배당은 47.6%(402억원)로 대형사 5곳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배당성향은 2013년 21.0%로 2012년 24.5% 대비 3.5%가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되는데 배당 잔치..부정적 시각
 
자동차보험 적자 증가와 보험회사의 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같은 배당잔치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금융당국과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이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 이유를 들어 삼성화재를 필두로 영업용과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10%, 3%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도 5%대에서 3~1% 수준까지 낮추고 있다.
 
이와 함께 손보사 건전성은 떨어지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데도 배당성향은 지난해 보다 높인 것이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보험회사의 RBC비율은 278.4%로 전분기 285.5% 대비 7.1%포인트 하락했다.
 
삼성화재 RBC비율은 2013년 9월 406.4%에서 2013년 12월 373.0%로 33.4%포인트 감소했다.
 
현대해상은 193.5%에서 182.6%로 10.9%포인트, 동부화재는 240.9%에서 237.7%로 3.2%포인트, LIG손보 176.8%에서 172.9%로 3.9%포인트, 메리츠화재는 214.2%에서 205.9%로 8.3%포인트가 각각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은 보험업의 특성상 장기적인 경영 안정적 제고 측면에서 최대한 배당을 유보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배당을 강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급적이면 RBC비율을 감안해 배당을 유보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상장사여서 주주들을 고려해 배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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