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에 외국계 카지노 개방..장밋빛 전망 경계
2014-03-18 15:54:05 2014-03-18 16:36:05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외국계 자본인 LOCZ 코리아(리포&시저스 컨소시엄)가 인천 영종도에 카지노를 들고 입성한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파라다이스를 비롯해 국내 토종 카지노 기업들의 우려는 깊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8일 LOCZ 코리아가 제출한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허가 사전심사와 관련해 최종 적합 통보를 내렸다. 이에 따라 인천시 중구 운북동 일원 미단시티 내 7700㎡ 규모의 카지노가 들어서게 되며,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외국계 자본에 관한 사전심사에 대한 논란과 함께 향후 오픈 카지노(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카지노 사업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자칫 국내경제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투자금 규모 복합리조트에 부적합"
 
LOCZ 코리아는 지난해 1월 말 카지노 사업을 위해 사전심사를 청구했지만, 문체부는 재정 위기를 이유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문체부는 부적합 판정 발표와 함께 사전심사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민원 방식이 아닌 공모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후 LOCZ 코리아는 지난해 12월 영종도 복합리조트 건립 투자금 약 7500억원 규모로 문화부에 재심사를 신청했다.
 
당시 업계는 "LOCZ 코리아의 투자 규모는 카지노와 호텔만으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의도"라며 "쇼핑몰, 컨벤션 등 다른 복합리조트 시설을 갖추기에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LOCZ 코리아 외에도 파라다이스그룹 계열사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 MGM, WYNN 등 국내외 업체들이 앞다퉈 영종도에 복합리조트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들 기업의 투자 규모를 보면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약 1조9000억원,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는 약 5조600억원에 해당한다.
 
◇수도권에 5곳..공급과잉·인력유출에 국부유출 우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가운데 최대인 LOCZ 코리아의 카지노 규모에 국내 업체들은 일제히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번 카지노 설립으로 오픈 카지노가 도입될 경우 국내 자본의 유출 또한 심각할 지경에 이를 것이라는 극단적인 우려마저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적합 통보로 수도권에만 5개의 카지노가 들어서 공급 과잉이 될 수 있다"며 "국내 업체들의 인력 유출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파라다이스(034230)가 워커힐점과 인천점을, GKL(114090)가 서울 강남점과 밀레니엄 서울 힐튼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파라다이스의 경우 오는 2017년까지 2조원 규모의 영종도 카지노 리조트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청사진을 제시했고, 그랜드코리아레저(GKL)도 영종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특히 "초기 카지노와 호텔에만 투자하는 등 선점 효과를 거둔 후 오픈 카지노를 겨냥한 영업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투자 유치와 조기 환수는 장기적으로 국부 유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싱가포르에서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를 운영 중인 샌즈그룹은 투자금 6조원을 6년 만에 회수했지만, 회수한 투자금과 수익금으로 마카오, 스페인 등 제3국에 재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앞장서서 막대한 부가가치 등 장밋빛 환상만을 강조하는데 치중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한 유감을 나타낸 뒤 "자본의 심리를 이해하고 이득을 또 다시 국내에 재투자하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체부, 완공 이후 최종 허가권 부여
 
이러한 논란에도 LOCZ 코리아와 미단시티개발 등 사업자는 카지노 설립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으로 관광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접근성 등 지리적 이점을 보이는 영종도를 한국의 라스베이거스로 만들어 새로운 도약을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이다.
 
1단계 사업으로 오는 2018년까지 VIP 호텔 90실, 5성급 호텔 450실, 임대형 주거시설 220실 등 총 760실 규모의 숙박시설과 다목적 컨벤션센터(6500㎡) 등을 포함한 복합리조트가 건립된다.
 
박선원 미단시티개발 대표이사는 "이번 복합리조트 사업 승인을 계기로 영종도가 대한민국의 관광, 레저 산업을 대표하는 복합 레저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재 협상 중인 외국인 투자도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개발 구역 내 국내 업체와 함께 추가 카지노를 설립할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진출을 위한 완벽한 길이 열린 것은 아니다. 이번 LOCZ 코리아의 복합리조트는 완공 이후 호텔 등급심사와 카지노 영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김기홍 문체부 관광국장은 "정해진 기간 내 투자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때에만 최종 카지노업 허가권을 부여하게 된다"며 "이번 결정은 범정부적인 검토와 의견 수렴을 거쳐 내려진 것인 만큼 투자계획 이행 상황을 철저히 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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