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국 최대 보험사 AIG가 지난해 4분기 617억 달러(약 97조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미국의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적자다.
AIG는 지난해 4분기에만 주당 22.95달러의 손실을 봤다. AIG의 2007년 4분기 손실은 주당 2.08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불과 1년 사이에 손실은 열 배 이상 늘었다.
AIG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이유로 '신용 경색 악화 지속'을 들었다. AIG는 2007년 4분기부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증권과 파생상품 부실화의 영향으로 연속 적자를 보인 결과 지난해 총 99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미국 정부가 추가 지원에 나섰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AIG로부터 우선주를 받는 대가로 300억 달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해 미 정부는 AIG에 1500억달러의 구제 금융을 투입, 8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회사 AIG가 파산할 경우 미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 정부는 추가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AIG가 받는 미 정부의 구제 금융 규모도 여타 금융기관에 비해 기록적인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씨티그룹의 경우 500억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450억달러를 각각 투입한 바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 경색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AIG 지원 규모를 천문학적으로 늘리자 이에 대한 비판도 늘고 있다. AIG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것.
정부의 구제자금 수혈에도 불구하고 손실로 인한 자금 출혈이 그치지 않고 있어 전문가들은 AIG도 결국 씨티그룹과 같은 방식으로 국유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AIG는 자구책으로 향후 아시아를 총괄하는 AIA를 비롯해 회사를 여러 개로 분리, 회생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 AIG생명은 사실상 AIG와 별개의 독립 사업체로 운영되고, 이름도 AIA생명으로 바뀌게 됐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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