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통)안전성·연비 '동급 최고'..말리부의 재발견
2014-03-22 10:26:58 2014-03-22 10:30:54
[뉴스토마토 김영택·김희주·이충희·어희재기자] 지난해부터 수입차를 중심으로 디젤 열풍이 거센데요. 늦은 감은 있지만, 국내 자동차 업체들도 디젤 모델을 속속 출시하면서 시장 흐름에 발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카통에서 오늘 소개할 차량은 한국지엠 쉐보레의 ‘말리부 디젤’입니다.
 
지난 6일 출시한 말리부 디젤은 현재 사전계약을 진행 중인 따끈따끈한 모델이어서 시청자 분들께서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보실 것 같네요.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2일간 강원도에서 대대적으로 시승행사를 개최했죠. 직접 다녀 오셨는데, 어떠셨나요?
 
네, 한국지엠이 올해 신차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말리부 디젤에 거는 기대가 컸는데요. 거두절미하고 직접 화면을 보면서 꼼꼼히 살펴보시죠.
 
이번 말리부 디젤은 기존 가솔린 모델에 엔진과 미션을 바꿔 출시한 모델인데요. 기존 모델과 구별이 안될 정도로 디자인의 차이는 전혀 없었습니다.
 
구별하기가 쉽지 않네요. 이번에 가시기 전에 ‘클럽말리부’ 동호회 회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용들을 골라 취재해보셨다고 들었는데요.
 
네, 날 것으로 차량 구매를 앞둔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들만 압축해서 취재해봤습니다. 우선 실연비를 측정했고요. 디젤 모델이다 보니 소음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또, 차량 울림이 크다는 것과 함께 장시간 운전시 피로감이 많이 온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정말 그런지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측정해봤습니다.
 
그렇군요. 말리부 디젤은 복합연비는 13.3km/L이고, 고속주행연비는 15.7km/L로 무난한 수준이긴 하지만, 쫌 아쉬움이 남긴 하네요. 경쟁모델로 꼽히는 폭스바겐 파사트 2.0 디젤이 리터당 14.6km, 아우디 A4 2.0 디젤 16.4km, 현대차 i40 1.7 VGT 15.1km, 르노삼성 SM5 디젤 수출용 14.3km 로 나타나 수치상으로는 말리부 2.0 디젤보다 연비가 높더라고요.
 
네, 그렇죠. 경쟁 모델로 꼽히는 현대차 ‘LF쏘나타 2.0 가솔린’의 예상 연비가 12.1km/L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죠. 그래서 실제로 성인 2명이 말리부 디젤을 직접 타고 경포대에서 낙산사까지 왕복 100km 정도를 시승했습니다.
 
산업도로와 일반도로 등 다양한 환경에서 실연비를 측정해봤습니다. 60km/h 속도로 주행했을 경우 리터당 20km 가까이 나왔고요. 급가속시 리터당 11km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총 100km 시승을 마친 후 평균연비를 살펴봤는데요.
 
17.9km/L로 실주행 연비가 생각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사실 연비가 낮을 것이란 선입견을 가지고 운전을 했는데, 르노삼성 QM3와 엇비슷한 수준이어서 정말 놀랐습니다. 행사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기자들이 높은 실연비에 만족한 분위기였는데요.
 
(인터뷰)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정기수 아이뉴스24 기자
 
말리부 디젤의 공차중량은 1645kg으로 경쟁차종인 i40 살룬 1.7 VGT 1515kg, LF쏘나타 1460kg 보다 100~200kg 가량 무겁습니다.
 
이번에 말리부 디젤은 독일 오펠사가 직접 생산한 디젤 엔진과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는 아이신(AISN) 2세대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주행성능을 대폭 개선했다고 하던데요. 직접 타보시니 어떠셨어요.
 
최근 말리부 디젤 출시 행사에서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새로 바뀐 엔진과 미션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강조했었는데요. 말리부 디젤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흔히 디젤 차량 하면 가솔린 모델 대비 시끄럽고 승차감 탓에 장거리 운전시 불편하다고 알고 있잖아요.
 
말리부의 새로운 심장인 엔진과 미션에 대한 궁금증이 유발했습니다. 어느 정도길래 호샤 사장이 자랑을 늘어놨을까 싶더라고요. 평속 주행과 고속 주행을 해봤고, 소음측정기를 통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카통 1회 때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를 테스트한 바 있는데요. 기억하시죠. 화면 보면서 설명해 드릴께요.
 
직접 비교대상은 아니지만, 당시에 신형 제네시스의 경우 100km/h 속도로 주행할 때 61~63dB을 기록했었죠.
 
네 맞아요. 같은 환경에서 현대차 YF쏘나타는 67~68dB(데시벨), BMW 520d 65~67dB을 나타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번 말리부 디젤의 경우 60km/h 주행시 62~64dB, 100km/h 고속주행시 65~68dB로 나타났습니다. 엔진음 보다는 외부 소음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디젤엔진은 시끄럽고 승차감이 안 좋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새 차를 운전해서 그런지 특별히 구분이 안됐고, 괜찮더라고요.
 
그래도 객관적인 승차감 테스트를 위해 카통에서 준비했습니다. 거리와 속도 등 일반도로에서 주행한 뒤 와인잔에 담긴 물의 양을 체크해봤습니다.
 
아하~ 승차감이 좋다면 흘리는 물의 양이 적을 테고, 승차감이 안좋다면 흘리는 물의 양이 많겠군요. 원시적이긴 하지만, 재미있는 실험이네요.
 
우선 말리부 디젤 차량을 공회전한 뒤 물을 가득 채운 와인잔을 조수석 바닥에 올려놨습니다. 약 10분 뒤 살펴봤는데요.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양이 남아 있었는데요. 커브와 급정지 시 물이 많이 흘러 내렸기 때문에 승차감에 따른 정확한 수치라고 말하긴 사실 억지스럽긴 하지만, 디젤 기술의 발달로 승차감에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렇군요. 직접 운전을 해보셨잖아요. 가속과 고속 주행은 어땠나요? 궁금하네요.
 
낮은 RPM에서 괜찮은 출력을 보였는데요. 말리부 디젤은 최고 출력 156마력, 1750rpm부터 2500rpm 사이의 실용 주행구간에서 35.8kg.m의 최대 토크를 자랑합니다. 성인 2명이 탈 경우 디젤의 특성상 순간 가속보단 부드럽고 파워풀한 주행성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명품 미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아이신 미션은 말리부 디젤의 운전 재미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생각되네요. 명불허전이군요. 그런데요. 말리부 디젤의 실내공간이 좁다는 지적이 많더라고요. 자동차 앞바퀴와 뒷바퀴 거리를 나타내는 축거(휠 베이스 공간)의 경우 경쟁모델 대비 짧아서 더욱 그런 거 같더라고요. 어떠셨어요.
 
네 맞습니다. 뒷좌석이 생각보다 좁다고 느껴졌는데요. 말리부는 전폭 1855mm, 축거 2737mm로 동급 경쟁 모델인 LF쏘나타 전폭 1860mm, 축거 2805mm보다 각각 5mm, 68mm 좁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뒷좌석에 앉은 승객의 경우 상대적으로 무릎공간이 좁을 수밖에 없겠죠. 전 이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마크 코모 한국지엠 마케팅부분 부사장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마크 코모 한국지엠 마케팅부문 부사장
 
그래도 문을 여닫을 때 묵직한 느낌은 너무 좋았습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쉐보레의 철학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생각납니다. 예전에 말리부 차량에 컨테이너 박스 5개를 올렸던 광고영상을 보더라도 쉐보레의 차체 프레임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그렇죠.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 디젤은 엔진과 미션 등 파워트레인을 해외에서 도입했기 때문에 가솔린 모델 대비 400만원에서 500만원 가량 비싸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평균 270만원 인상에 그치면서 구입가격은 2703만원~2920만원으로 책정됐죠.
 
출격을 앞둔 현대차 ‘LF쏘나타’와의 경쟁이 불가피하겠네요. 아무래도 같은 시기에 출시한데다 동급 모델이어서 경쟁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약 80%의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지난해 수입차의 거센 공세와 SUV 열풍으로 주춤했던 국내 중형차 시장에 ‘말리부 디젤’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네요. 오늘 카통은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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