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인공심장조직판막 개발 성공
2014-03-27 10:46:10 2014-03-27 10:50:19
[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국내 의료진이 새로운 인공심장조직판막 개발에 성공했다.
 
김기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사진)와 김용진·임흥국 소아흉부외과 교수팀은 27일 돼지의 심장막 조직을 특수 화학처리 한 후 사람의 것과 똑같은 세 가닥의 판막조직 모양으로 가공해 인공심장조직판막을 개발하고 동물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인공심장조직판막은 연구팀이 수년간 돼지의 심장막 조직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스텐트는 형상기억초탄성 합금 중 하나인 니티놀 와이어(nitinol wire) 소재며, 직경은 20~26mm이다.
 
연구팀은 양 12마리의 사타구니 또는 목 정맥에 도관을 삽입하고 도관을 통해 인공심장조직판막을 심장에 이식했다. 시술 6개월 후 생존한 양 8마리를 부검했다. 초음파 검사 결과 이식된 판막은 혈류 역류나 폐동맥 협착 없이 제 기능을 했고, 조직 검사에서도 석회화가 관찰되지 않는 등 보존 상태가 우수해 내구성을 입증했다.
 
많은 소아 환자들이 선천성 심장병과 연관된 폐동맥판막의 협착, 역류로 인공심장판막을 이식받고 있다. 우심실이 폐로 혈액을 뿜어낼 때 폐동맥 판막은 혈액이 우심실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준다.
 
기존에는 가슴뼈를 열고 심장을 멈추고 인공심장판막을 이식했다. 인공심장판막 중 조직 판막은 수명이 한정적이라 환자는 일생 동안 여러 번 수술을 받아야 했다. 재수술로 인한 합병증과 사회생활 적응 장애 등 환자들의 고통이 컸다.
 
최근에는 사타구니의 피부를 절개한 후 허벅지 정맥이나 동맥에 도관을 삽입하고, 도관을 이용해 심장에 인공심장조직판막을 이식하는 시술법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심장조직판막은 직경이 최대 26mm으로 적용 대상 환자의 폭도 넓다. 상용화 시, 가격도 기존의 것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김용진 교수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인공판막 이식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계획 중”이라며 “임상 시험 결과, 가슴이나 심장을 여는(개흉, 개심술) 기존 수술 방식과 비슷한 성적을 보이면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범 교수는 “인공판막 이식은 개흉 수술에 비해 시술 후 회복이 빠르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되는 판막에 비해 비용도 저렴하고 직경도 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와 별도로 정맥을 통한 인공심장조직판막 이식이 어려운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가슴뼈는 열지만 심장을 멈추지 않고 판막을 이식하는 동물 실험을 진행 중이다. 또 병든 대동맥 판막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심장조직판막을 개발해 동물 실험도 병행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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