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김병윤 기자] 신일산업에 대한 '슈퍼개미' 황귀남씨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수포로 돌아갔다. 하지만 황씨 측이 주주총회 절차가 파행적이었다며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갈등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신일산업은 28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있는 협력업체 공장에서 5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황귀남 씨가 상정한 정관 개정안과 이사 선임안을 부결시켰다. 이날 황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황씨의 신일산업 경영권 참여는 사실상 무산됐다.
주총장에서는 신일산업 경영진과 황씨 측 주주간의 고성이 오갔다. 특히 신일산업이 황씨 측을 포함 특수관계인의 약 9%의 의결권을 제한하며 갈등이 점화됐다.
이날 송권영 신일산업 대표는 정관 변경안 결과를 발표하기 전 "금감원에 의뢰한 결과 황귀남씨와 일부 주주들과의 특수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본시장법 5%룰에 따라 주요 사항을 공시하지 않았기 의결권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씨 측 주주들은 즉각 반발했다. 황씨 측의 변호인인 방민주 루프알레 법무법인 변호사는 "의결권이 제한된 이유를 정황이나 심증 대신 구체적인 증거로 설명해야 한다"며 "현재 회사 측은 5%룰의 본취지는 생각하지 않고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수단으로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구우승 성진하이테크 이사는 "회사의 내재적 가치를 보고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며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투자 관점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황씨 측의 특수관계인으로 지목돼 의결권이 제한됐으며 현재 회사의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주총 절차에 대해 황씨 측은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씨는 "현재 주주들과의 지분을 합치면 30%가 넘는다"며 "일방적이고 파행적인 주총 절차에 대해 주주들과의 상의를 통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상정된 정관 개정안은 이사수를 최대 5명에서 9명으로 늘리고, 임기 중 물러나는 대표이사나 일반이사에게 특별 퇴직금을 주는 '황금 낙하산' 등의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황씨는 사내이사로 자신을 포함해 3인을, 사외이사로 2인을 추천했지만 신규 사내·사외이사 선임안은 결국 무산됐다.
현재 황씨와 특수관계인 윤대중, 조병돈씨 등이 신일산업 지분 11.27%를 보유하고 있다. 김영 신일산업 회장의 지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8.40%로 이들보다 낮다.
◇28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있는 협력업체 공장 부지에서 신일산업 경영진 측과 황씨 측 주주들이 특수관계인 의결권 제한과 관련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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