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이른바 '오렌지 공주'로 불리는 율리아 티모셴코와 '초콜릿 왕' 페트로 포로셴코의 격돌이 예상된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초콜릿으로 거부가 된 페트로 포로셴코와 오렌지 혁명의 주역인 율리아 티모셴코 전 총리가 선거전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먼저 탄력을 받은 쪽은 억만장자 페트로 포로셴코였다. 유력한 대선 후보인 비탈리 클리치코는 지난 29일 포로셴코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비칼리 클리치코(왼쪽)와 페트로 포로셴코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클리치코는 수도인 키예프 기자회견장에서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위해 포로셴코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클리치코는 복서 출신으로 최근 지지율 조사에서 12%나 얻은 인물이다.
이로써 이미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로셴코에게 날개가 달린 셈이다. 포로셴코의 지지율 36%에 전직 복서의 몫을 합하면 50%에 육박하는 지지층이 확보된다.
12%의 지지층을 덤으로 얻은 포로셴코는 지난주 키예프 선거 유세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연합해야 한다"며 "강한 정부가 빠르게 구성되는 것만이 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로셴코는 1990년대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콩을 거래로 업계에서 잔뼈를 키우다 사탕 제조업체인 '로셴'을 설립한 잘나가는 기업가다.
그는 2012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세계 1153위의 억만장자로 지난 2004~2005년 당시 오렌지 혁명에 가담했고 2009~2010년에는 외무장관을 역임했다.
◇율리아 티모셴코가 키예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한편, 또 한 명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오렌지 공주' 율리아 티모셴코도 감옥에서 나온 후 민심 잡기에 한창이다.
지난 27일 율리아 티모셴코는 키예프에서 "불법과 싸우고 크림반도를 되찾겠다"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정치인들은 법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나는 누구보다 법치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최초의 여성 총리를 지낸 바 있는 그는 오렌지혁명 당시 '잔 다르크'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티모셴코 캠프는 아직 지지율이 12%에 그치고 있지만, 2004년 오렌지혁명을 주도했던 투사의 이미지와 전 정권과의 차별성으로 지지율 사냥에 나설 계획이다.
WSJ는 티모셴코가 페트로 포로셴코의 최대 강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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