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남북관계가 다시 급속 냉각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핵실험 경고에 이어,31일 우리측 서해 수역을 향해 포 사격훈련을 벌이며 박근헤 대통령의 계속되는 유화 제스처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1월2일 김정은 제1비서가 신년사에서 "북남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 백해무익한 비방, 중상을 끝낼 때가 됐으며 화해와 단합에 저해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밝히며 조성된 남북 화해 무드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은 '관심끌기용 행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이 유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의도대로 대화 협상 테이블을 이끌고 가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를 의장 구두 성명으로 발표한 것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31일 북한의 도발이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불만 표출과 대외 관계에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북측은 여전히 남북관계에 있어서 박근혜 정부와의 관계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아직은 적극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북한의 입장이 간접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내부단속용"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1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 한미연합독수리훈련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반도 문제 언급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북의 대결국면 선언일 수 있다고 염려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북한이 나름대로 앞장서서 조성해왔던 대화국면을 접는 의미"라고 해석하며, 우려를 드러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31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지난 2006년·2009년·2013년 세차례의 핵실험 당시의 패턴을 보면 외무성이 핵실험을 예고한 후 1개월 이내에 핵실험이 진행됐다.
그러나 당장 핵실험이 진행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짊어지게 될 비난이 너무 크기에 구두 위협 정도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현재로서는 북한의 핵실험 준비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동굴을 다 구축해 놓은 상태다. 그래서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려면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로선 그런 징후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북관계의 실질적 해소를 위해선 '5.24 조치'의 해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지금 현재로서 북측으로서는 가장 시급한 게 5.24 조치를 풀고 금강산 관광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것을 북측이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연철 서강대 교수도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에서 '5.24 조치'에 대한 언급들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31일 평화방송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5.24조치의 해제가 없으면 드레스덴 구상을 실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5.24 조치에 대한 언급 없이 남북 교류협력을 실시해 5.24 조치를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키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지난해 6월 공개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새 터널공사 모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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