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동생이 (감옥에) 들어가 있으면 형이 사야지."
최근 SK계열사 지분 매입을 재개한 최신원 SKC 회장(사진)이 입을 열었다. 최 회장은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SK 계열사 지분 매입과 관련해 "그건 당연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인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SK를 비롯해 SK C&C,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케미칼, SKC솔믹스 등 SK그룹 계열사 지분 매입에 나섰다.
지난달 26일에는 SK C&C의 주식 1000주를 장내매수해 보유 주식수를 4000주로 늘리며 이목을 끌었다. 같은 날 자사주인 SKC 주식도 사들여 보유 지분을 65만3203주로 늘리기도 했다. 두 회사의 지분율은 각각 0.01%, 1.80%로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
다만 SK C&C는 옥상옥 구조를 가지고 있는 SK의 지분구조 최상위에 위치한 회사이자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38%)라는 점에서 최 회장의 지분 매입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들을 낳고 있다.
최 회장은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 '주인의식'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리를 잘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딴 게 뭐 있습니까. 주인의식 가져봐요, 아버지 없어봐요. 누가 밥 먹여주겠어요"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 구속으로 인한 총수의 장기공백 상황에서 오너가(家)로서 구심점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의 추가 지분 매입이 향후 계열 분리를 대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과 함께 총수 일가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상징적 행위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돈 좀 줘 봐요(웃음)." 최 회장은 향후 추가매입 의사 가능성이 비춰지는 농담 섞인 말을 건네며 호텔을 빠져나갔다.
최 회장이 오너가로서 SK그룹의 구심점이 될 지, 계열분리를 통한 독자경영에 나설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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