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희토류 대일 수출 차단’ 파장…소부장, 희비 교차
‘반사이익’ vs ‘공급망 불안’
중일 갈등에 한·일 회담 주목
2026-01-12 15:36:54 2026-01-12 15:44:51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들면서 국내 기업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국내 반도체·배터리 기업들은 이번 조치가 일본을 정밀 타격하고 있는 만큼 당장 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일본 간 공급망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만큼 공급 지연, 생산 차질 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3일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공급망 안정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11일 NHK 인터뷰에서 “일본만을 겨냥한 듯한 (대일 수출 통제) 조치는 국제적 관행과 다른 것으로 허용할 수 없다”며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중국 상무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 발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일본 기업에 대해 이중용도품목(민간·군사용으로 사용되는 물품)의 수출을 제한한 상태입니다. 관련 수출 금지 품목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희토류 및 관련 기술이 중국에서 이중용도 품목으로 묶여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희토류 통제’로 해석됩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희토류 재고 등을 고려할 때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과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업계 등 대다수 기업이 3~6개월 수준의 자체 재고를 축적하고 있는 데다, 이번 조치가 현재로서는 ‘일본’에 한정됐기 때문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의 통제가 있었던 이후에도 희토류는 비교적 원활하게 수입됐다”면서도 “(정치적 변수에 대해선) 상황을 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한국은 2019년 일본 수출 규제를 계기로 국내 생산 기반 확충, 수입국 전환 등을 통해 소부장 의존도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소부장 의존도는 2019년 16.9%에서 2024년 13.9%로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100대 품목 의존도는 30.6%에서 20.2%로 대폭 줄었습니다.
 
그러나 첨단산업에 있어 한·중·일 공급망은 원재료, 가공·소재, 완제품 등의 구조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입니다.
 
실제 그동안 중국은 일본에 원재료인 희토류를 공급하고, 일본은 이를 수입해 반도체나 스마트폰 등 핵심 부품을 만들어왔습니다.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받은 희토류를 가공해 일본에 수출하거나 일본으로부터 받은 반조립 제품 등 중간재를 최종 제품으로 만들어 생산했습니다.
 
만약 일본의 소부장 업체가 희토류를 제때 공급받지 못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생산 라인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지는 것입니다. 여기에 중국산 희토류가 소량 사용된 국내 제품의 일본 수출까지 중국이 제한할 경우 국내 기업에도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을지로 마천루 전경. (사진=뉴시스)
 
반대로 국내 중소·중견 부품 기업들에게는 기회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일본 정부가 중국의 보복에 대응해 공급망을 다변화할 경우, 기술력을 갖춘 한국산 소재·부품이 일본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내에서는 일본산 부품을 한국산으로 대체하려는 수요에 대응하는 등 반사이익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일본을 방문하면서 ‘공급망 외교’에 이목이 집중됩니다. 실용외교를 통해 주변과의 협력 기반을 넓히면서도 공급망 안정화를 꾀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양주영 산업연구원 경제안보·통상연구실장은 “한중일 공급망이 연결돼 있어 특정국이 받는 충격이 3국 간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취약 품목을 중심으로 소부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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