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5년물 국채발행..기대와 불안 '교차'
20억유로 국채 이번 주 내로 발행
GDP 대비 부채 180%.."국채발행 시기상조"
2014-04-08 16:18:24 2014-04-08 16:22:44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구제금융을 졸업한 그리스가 4년 만에 채권시장으로 복귀한다.
 
국채금리가 하락세로 접어든데다 구제금융 프로그램도 막힘없이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분위기는 조성된 상태다.
 
그러나 재정위기로 유로존에서 퇴출될 뻔 했던 그리스의 채권이 얼마나 인기를 끌지는 미지수다.
 
◇그리스, 채권시장 '귀환'..5년물 국채 '발행'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그리스가 이번 주 내로 5년 만기 국채 20억유로(2조8900억원)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극심한 재정위기를 경험한 그리스가 이제는 국채를 발행할 정도로 정상체력을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재무부가 오는 6월로 잡았던 채권 발행 시점을 2개월이나 앞당긴 점을 봐도 그렇다.
 
실제로 그리스를 등졌던 투자자들이 서서히 발걸음을 돌리면서 그리스 채권시장은 예전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6.2%까지 하락했다. 이는 2010년 초반 이후 최저치로 2011년 재정위기 당시 금리가 30%였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내려간 수치다.
 
◇2011~2014년 4월 그리스 10년만기 국채금리 추이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잘 진행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안티모스 토모풀로스 피레우스 은행 최고경영자(CEO)는 "구제금융을 도입한 이후 그리스의 기업 경기는 5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고 회복 기대감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리스 구제금융의 65%를 맡고있는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자금제공의 조건으로 내건 구조개혁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경제 청신호에 힘입어 이번에 발행하는 5년물 국채 금리는 5.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리스 국채발행 시기상조, GDP 대비 부채 180%
 
그러나, 국채를 새로 발행할 만큼 기초체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재정위기국 이미지가 채 가시지 않은데다 공공 부채 규모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총생산(GDP)대비 그리스 공공부채 비율이 18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부채 비율과 동일한 수준이다. 다른 신흥국 부채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기도 하다.
 
국채 금리 또한 그리스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그리스의 10년물 금리 6%는 2.65%의 포르투갈과 1.77%의 이탈리아 국채 금리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리스 경제가 나름대로 살아나고 있기는 하지만, 동일한 재정위기를 겪은 남유럽국들에 비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감과 정정불안이 채권 투자자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점도 문제다.
 
파디 자헤르 클라인보르트 벤슨 채권 전문가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리스를 채무조정을 경험한 나라로 인식한다"며 "국내 투자자나 모험을 즐기는 투자자 위주로 그리스 국채 구매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샐먼 아메드 롬바드 오디어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전략가는 "그리스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여전히 높다"며 "재정위기가 발생했던 2010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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