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디플레이션 타개를 추진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 부양책이 '대중 지지도 약화'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물가 급등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일본의 소비세 인상과 기업들의 제품 가격 상승으로 아베노믹스에 대한 대중적 지지도가 힘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소비세는 이달부터 종전의 5%에서 8%로 올라갔다. 이와 함께 주류업체 산토리, 덮밥 체인업체 요시노야 등 일본 업체들의 제품·음식 가격도 소비세 인상폭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앞서 일본 커피 시장 1위 브랜드인 도토루 역시 이달 1일부터 커피 가격을 10%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가 추구하는 물가 상승 흐름이 현실화됐지만, 이는 오히려 일본 가계 부담만 높여 경제 성장세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라이 사유리 일본은행(BOJ) 정책위원은 "물가 하락에 익숙해져 있는 대중들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직면할 경우, 소비 심리는 악화되고 경제 성장 촉진이 더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베 총리와 일본은행(BOJ)의 과제는 대중들이 디플레이션 탈피에 따른 장기적 혜택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2월까지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디플레이션 탈피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일본 근원 CPI 추이 (자료=Investing.com)
특히, 신케 요시키 다이치생명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이달의 물가 상승률이 3.5%를 기록해 지난 1982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일본 내각부가 집계한 지난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38.3으로, 오히려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1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바바 나오히코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상승 흐름을 지속하면서 소비 심리는 약화되고 있다"며 "소비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면서 4월부터 소비 심리는 더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이토 다로 NLI연구소 이코노미스트도 "가계들은 이미 실질 임금이 줄어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수록 더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소비 지출이 약화되고 일본 경제가 회복 탄력성을 잃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아베 총리도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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