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전세계 군비 지출이 지역별로 상이한 추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의 군사 비용은 줄어든 반면 중국과 러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국의 지출은 늘었다.
다만 미국의 절대적인 지출 규모는 여전히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토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세계 172개국의 군비 지출이 1조75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도보다 1.9% 감소한 것으로 2년 연속 위축세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3대 군사 강국의 군사비 사용 현황은 정반대의 결과를 나타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군사비 지출국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지만 그 규모는 6400억달러로 전년대비 7.8% 감소했다. 이라크 전쟁 종료와 아프가니스탄 철군, 연방정부의 국방 예산 감축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됐다.
반면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린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7.4% 증가한 1880억달러, 4.8% 증가한 880억달러의 군사비를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 비율은 러시아가 4.1%로 미국(3.8%)을 앞질렀다. 지난 2003년 이후 약 10년 만이다. 지난 10년간 군사비가 무려 170%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 중국의 군비 지출은 GDP의 2.0%였다.
글로벌 군비 지출 추이는 지역별로도 상이한 모습을 나타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는 모두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영국의 군비 지출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정됐다.
반면 중동 지역의 군비 지출은 4% 증가한 1500억달러, 아프리카의 군사비는 8% 늘어난 449억달러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14%), 바레인(26%), 아프가니스탄(77%) 등이 전반적으로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고 알제리는 아프리카 국가 중 처음으로 군사비 예산이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2013년 지역별 군사비 증감 추이(자료=SIPRI)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샘 페를로 프리먼 박사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군비 지출 증가 경향이 두드러졌다"며 "경제 성장에 따라 군비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불필요한 군비 확장 경쟁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군비 지출 규모는 약 4% 증가한 330억달러로 10위에 랭크됐다. GDP 대비 군사비 비율은 2.8%로 지난해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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